'고대문명' 이라크 습지대도 40년만 가뭄…뉴노멀된 이상기후

이도연 2023. 7. 1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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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지구 곳곳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고대문명 발상지가 자리한 이라크의 습지대도 폭염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여름철 매우 심한 무더위와 잦은 모래 폭풍을 견뎌야 하는 이라크에서 수년간 강수량이 줄어든 데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의 상류에 있는 댐 때문에 유량도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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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버린 이라크 습지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기후 변화로 지구 곳곳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고대문명 발상지가 자리한 이라크의 습지대도 폭염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여름철 매우 심한 무더위와 잦은 모래 폭풍을 견뎌야 하는 이라크에서 수년간 강수량이 줄어든 데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의 상류에 있는 댐 때문에 유량도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는 유엔이 지정한 5대 기후변화 피해국에 속하며 4년 연속으로 가뭄을 겪고 있다.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이 흐르는 이라크 남부에는 거대한 습지대가 형성돼 있다. 습지대 네 곳과 고대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도시 세 곳은 함께 '이라크 남부의 아흐와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있다.

이들 습지대는 알바스라, 마이산, 디카르, 알무사나 주에 걸쳐 있다.

그러나 가뭄 등으로 강과 습지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졌다는 것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성명을 통해 "기후 변화와 물 부족이 남부 이라크의 습지대와 물소 목축업자들에게 미치는 심각한 결과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FAO는 이라크 농업부 직원들과 함께 조사 활동을 했던 직원들의 현장 보고서에서 "유프라테스강의 물 부족 현상에 동반해 이라크 남부 습지가 40년 만에 가장 심각한 폭염을 겪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심각한 상황은 습지 시스템과 물소 목축업자, 농민들과 어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어쩔 수 없이 이 지역을 떠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FAO에 따르면 디카르주 치바이시의 경우 유프라테스강 수위가 56㎝에 불과하고 습지 수위는 0∼30㎝에 불과했다.

FAO는 "습지대의 약 70%가 물이 없다"고 전했다.

특히 강물이 높은 염도를 보여 물소 목축업자와 어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마이산주, 이란과의 국경 지역을 흐르는 암샨강 둔치에서 죽은 물고기 수만마리가 발견됐는데, 강물의 염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강은 고대문명을 꽃피운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인근을 흐르는 강으로 과거 거대한 습지를 이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강수량이 급감했고 습지는 대부분 사라졌다.

현지 환경운동가 아흐메드 살레 니마는 "기온이 올라 강물이 많이 증발한 데다 수량이 줄어 강물의 흐름이 저조해지면서 수중에 산소가 부족해 물고기가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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