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80㎜ ‘물 폭탄’에 1명 사망·1명 실종···전국 피해 속출
수도권과 강원·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최대 8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진 11일 전국에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강한 비로 어린이집 천장이 내려앉거나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 아찔한 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4분쯤 부산시 사상구 학장천 주변에서 갑자기 불어난 물에 시민 3명이 고립됐다. 2명은 자력으로 빠져나오거나 구조됐으나 69세 A씨가 실종돼 소방관 30여명이 수색에 나섰다. 경기도 여주시에서는 오전 9시3분쯤 소양천 주변을 산책하던 75세 B씨가 하천에 휩쓸려 사망했다. 당국은 산책 중 실족을 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과 강원, 충남, 남부지방에 호우특보가 발효돼 천둥·번개 동반한 시간당 30~80㎜에 달하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렸다. 나머지 지역들도 시간당 30㎜ 이상의 비가 산발적으로 내리고 있다.
짧은 시간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인명피해와 붕괴, 침수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도 원주에서는 주택 3채가 침수됐고, 대구 북구에서는 담벼락이 붕괴돼 주변에 있던 차량 29대가 파손됐다. 경북 상주에서는 토사 붕괴 우려로 한 가구가 일시 대피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오후 12시9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한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에서는 보육실 천장이 무너졌다. 사고는 아이들과 교사가 양치하러 간 사이 발생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당 어린이집 인근 아파트에서는 출입구 천장 부분의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낙하했다.
강한 비바람을 견디지 못한 가로수와 공사장 가림막이 넘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9분쯤 대구시 중구 대신동 한 도로에는 가로수가 쓰러져 한때 차량 통행에 차질을 빚었고, 오후 2시30분쯤 달서구 성서공단에서는 가로수가 넘어져 인근에 주차된 차량 두 대를 덮쳤다. 중구 대구시청 옆 아파트 공사장에서는 강한 철제 가림막이 넘어져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지하철도 한때 멈춰 섰다. 이날 오후 3시56분쯤 서울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금천구청역 구간의 최고 강수량이 시간당 통제 기준인 65㎜를 넘어서면서 열차 운행이 15분가량 중단됐다.
정전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11시 53분쯤 광주 북구 월출동 일대에는 전기가 끊겼다. 이 지역 266가구 주민들은 낮 시간대 2시간쯤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불편을 겪었다. 정전은 폭우와 함께 내려친 낙뢰로 고압전선 일부가 끊어져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호우특보가 발효 중인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도로 침수, 하천 범람 우려 등 적게는 10여건에서 많게는 120여건 이상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는 12일 오전까지 시간당 30~80mm가량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12일까지 누적강수량 최대 150mm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등의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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