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과 바다로 둘러싸인 팔색조 도시 '김포'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7. 11. 16: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나들이 블루오션 등극
대도시·천혜의 자연 어우러져
송악산·해양 스포츠·인공운하 등
MZ세대 '인증샷 성지'로 떠올라
김포시 관광마케팅 키워드
'야간'과 '체류'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바라본 조강과 북한 전경. 멀리 송악산이 보인다.

김포시는 주 52시간 근무제에서 비롯해 퇴근 후 일과가 길어진 추세에 맞춰 주간에 특화된 시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아라마리나', '라베니체'의 야간관광 콘텐츠를 발굴해 가고 있다. 또한 스토리와 특색이 있는 조명기획과 불꽃놀이, 음악분수쇼와 같은 콘텐츠를 강화하고 야간까지 이어지는 교통편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방문해 장시간 머무를 수 있는 체류형 관광활성화를 위해 상가 내 체험상품 개발과 시민 복합문화공간 조성, 문화예술공연 등 다각적인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알려진 서울 근교 나들이가 식상해졌다면, 올여름 김포시로 가보는 게 어떨까. 김포 내 흔히 보기 드문 풍경과 즐길 거리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경기도 김포시가 MZ세대에게 인증샷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반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유일무이한 풍경을 갖췄기 때문. 대표적으로 김포시 월곶면에 위치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이 있다. 이곳은 북한 개성직할시 개풍군의 마을과 멀리 송악산 파노라마 전망을 두눈으로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김포시에는 희소성 높은 나들이 장소가 넘친다. 한강신도시 중심부에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연상시키는 도심 속 운하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가 있다. 김포시는 한강과 서해(강화만), 조강의 삼면으로 둘러싸인 '한반도 내 또 하나의 반도'나 '물의 도시'로 불린다.

삼면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강을 접하고 있는 곳은 푸른 물빛에 하얀 요트가 화려함을 자랑하고 서해 강화만은 인간미 넘치는 어촌 풍경, 조강 방향은 분단의 비극 속에 탄생한 장엄하고 웅장한 풍경이 펼쳐진다.

남한이 끝나고 북한이 시작되는 풍경 애기봉

'애기봉'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설화에서 비롯됐다. 병자호란 때 기녀인 '애기'가 사모하던 평안감사와 함께 피난길에 올랐으나, 감사는 청나라 오랑캐에 붙잡혀 북으로 끌려가고 애기는 홀로 조강을 건넜다. 이후 애기는 날마다 쑥갓머리산 꼭대기에 올라 북녘을 바라보며 평안감사를 그리워하다 '님이 제일 잘 보이는 봉우리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슬픔 속에 생을 마감한다.

설화처럼 북녘을 바라보며 그리워하는 이곳은 1978년 설치해 노후화한 기존 애기봉 전망대가 철거되고 평화생태전시관, 조강전망대, 생태탐방로를 갖춘 '애기봉평화생태공원'으로 재탄생됐다.

세계적인 건축가 승효상 씨가 설계한 건축물은 주변의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룬다. 북한 개성과 송악산도 지척으로 보인다. 배산임수 마을과 민가의 모습은 북한이 대남 선전용으로 가꾸어 놓은 것이지만 당장이라도 창문으로 북한 주민이 고개를 내밀 것만 같다. 볼 수는 있지만 갈 수 없는 곳이라서 이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아련한 눈빛으로 생각에 잠기게 된다.

마주 보이는 조강은 하성면 시암리와 월곶면 보구곶리 유도(留島)를 가르며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유유히 흘러 서해와 만난다. 바다처럼 거대한 '큰 강', '할아버지 강'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한강의 모든 지류를 아우르는 '으뜸 강'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조강나루는 한국전쟁 전까지 100여 가구가 밀집한 큰 마을이 있었고 한강하구의 수운과 물류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그러다 1953년 7월 정전협정에서 '한강하구 중립 수역'으로 지정되면서 출입이 제한됐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인 조강은 순환과 치유를 반복하며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번식하는 생태의 보고로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다가 방문객 급증에 따른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오는 24일부터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2021년 10월 개장 후 누적 방문객이 20여 만명에 이르고 월평균 8000명이 방문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후에는 전년 동월 대비 150% 가까이 방문객이 늘었다. 지금은 방문 전 예약이 필수다. 예약은 누리집이나 포털에서 할 수 있다.

아라마리나에서 요트와 카약을 즐기는 시민들. 예약을 통해 누구나 체험가능하다.

반짝이는 물결을 가르는 해양레저스포츠,

요트와 카약으로 세일링을 즐기는 '아라마리나'

김포시가 한강을 바라보는 쪽에는 수도권 최고 시설의 해양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아라마리나'가 있다. 파티보트와 크루저요트, 범퍼보트, SUP, 수상자전거, 카약, 카누 등 다양한 수상레저 기구를 누구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체험할 수 있다.

반짝이는 푸른 물결에 하얀 요트는 유럽의 해양 풍경을 연상시킨다. 이곳은 아라뱃길 내 정온 수역에 위치하여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해 대규모 요트 선착장이 있다. 요트나 카약을 소유하지 않아도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수상 레저기구를 타고 해양과 내수면을 아우르는 마리나 갑문을 이용하는 아라뱃길을 통해 한강 위를 신나게 달릴 수 있다.

요트조정면허나, 세일링 심화 과정 등 전문교육 프로그램도 있지만 일반인이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일일해양레저교실은 수상안전교육(CPR교육)과 카약, 수상자전거, 모터보트, 세일요트체험을 4시간 여에 걸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수·목·금에 진행되며 교육 신청은 '아라마리나 해양아카데미' 누리집에서 하면된다.

김포의 베니스라 불리는 라베니체의 야경.

베네치아 갈필요 없네 …

신도시 중심부를 흐르는 인공운하 '라베니체'

'물의 도시' 김포시 도심 한가운데에는 운하가 흐른다. 한강신도시 내 장기동에 조성돼 있는 수변특화상업지구 '라베니체'가 그 주인공. 길이 850m, 폭 12~15m의 인공수로인 운하를 포함해 총 49만㎡ 규모로 공원 및 수상 레저시설, 음악분수, 피크닉 광장, 산책로 등이 갖춰져 있다.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민간부문 우수상을, 2021년에는 UN해비타트와 아시아 경관디자인학회가 주는 국제적 권위의 아시아 경관상을 수상하는 등 그 명성에 맞는 수상이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기 드라마와 프로그램 등 K콘텐츠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주간에는 운하 주변의 특색 있는 가게들을 구경하고 맛집 투어를 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문보트'를 비롯한 수상레저 체험이다. 특히 저녁에 달빛이 아스라이 비치는 가운데 반짝이는 조명 아래 직접 키를 잡고 조정하는 문보트는 야간 관광의 별미다. 물에 비친 아름다운 조명과 시원한 밤바람만으로도 추억을 만들기 안성맞춤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