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열풍 덮친 아스파탐 공포 "섭취량 적어 크게 걱정 마세요"
2B군 발암물질 지정에 우려
"제로콜라 33캔 마셔야 위험"
인공 감미료 의존도 낮추고
과일 등 건강한 단맛 찾아야
'아스파탐'의 공포가 여름을 덮쳤다. 최근 무설탕 식품 등에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 원료로 쓰인 아스파탐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서다. 아스파탐이 설탕보다 건강하다고 믿으며 열렬히 관련 제품을 소비했던 사람들은 "이제 뭘 먹어야 하느냐"는 걱정에 휩싸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아스파탐의 발암물질 지정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한다.
아스파탐은 1965년 미국 화학자 제임스 슐래터가 발견한 이후 200여 개국에서 널리 쓰여 온 인공감미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974년 식품에 사용을 최초로 허가했다. 우리나라는 1985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첨가물로 지정했다. 아스파탐의 열량은 g당 4㎉로 설탕과 동일하지만 단맛은 200배에 달한다. 즉 설탕의 1/200만 사용해도 같은 단맛을 낼 수 있는 것. 이에 무설탕 식품에 자주 활용되고 있다.
최근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려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아스파탐은 더 각광을 받았다. 아스파탐을 활용한 '제로(0)' 탄산음료와 체중조절용 식품이 연이어 출시된 것.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탄산음료 중 제로 제품 비중은 40%에 달한다. 막걸리 발효 과정에서 나는 시큼한 맛을 없애고 단맛을 내고자 주로 사용되는 감미료 또한 아스파탐이다.
이런 아스파탐이 발암물질이라고 알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공포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 2B군으로 정한다고 예고했다. 2B군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지만 인체 및 동물실험에서 발암성이 있다는 증거는 불충분한 경우다.
인체 및 동물실험을 통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가 충분하면 1군, 인체에 대한 증거는 부족하지만 동물실험 결과에서 증거가 충분하면 2A군이다. 술과 담배, 소시지·햄 등 가공육이 1군이다. 아스파탐이 포함될 2B군에는 이미 김치·오이피클 등 절임채소, 알로에베라, 전자파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2B군 지정에 대해 우려하지 말라는 설명이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단맛이 200배나 강한 만큼 적은 양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섭취량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아스파탐 섭취량은 극히 적다고 밝힌 바 있다. 식약처가 펴낸 '2019 식품첨가물 기준·규격 재평가 최종보고서'를 보면 체중이 35㎏인 어린이가 제로콜라 1캔(250㎖, 아스파탐 약 43㎎)을 하루에 33캔 이상 매일 마셔야 일일 섭취량을 초과한다. 또 무게가 60㎏인 성인이 요구르트(65㎖, 아스파탐 5.6㎎) 428병 또는 막걸리(750㎖, 아스파탐 72.7㎎) 33병을 마셔야 일일 섭취량에 도달한다. 식약처는 아스파탐의 일일 섭취량을 성인 체중 60㎏ 기준으로 2400㎎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 교수는 "IARC의 발암물질 2B 분류는 인공감미료가 든 가공식품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회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WHO가 최근 모든 인공감미료가 실제 체중조절에 도움이 안 되고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과일 등으로 건강한 단맛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보람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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