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유해인자·고위험 연구↑… 실험실 화학사고 ‘불안지대’
연평균 ‘219건 발생’ 대학 > 기업> 연구기관 順… 예방대책 절실
#1. 지난 4월 평택시의 한 반도체 기계 제조공장 연구실에서 진공펌프 시험 중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직원 4명이 부상을 입었고, 이 중 연구실 직원 A씨는 오른쪽 다리에 중상을 입고 헬기로 긴급 이송됐다.
#2. 지난 3월 수원시의 한 대학교 연구실에선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연구실 벽과 천장이 파손됐고, 학생 등 1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화재는 실험 후 유기용매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마그네틱 바에 의한 충격으로 용기가 파손돼 점화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새로운 유해 인자가 등장하고 고위험 물질을 다루는 연구실이 증가, 연구실 화학사고가 늘어남에 따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연구기관·연구 책임자·연구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근원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2023년 ‘산업안전보건의 달’을 맞이해 10~11일 이틀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지역 산업안전보건의 달 행사에서 ‘사례공유를 통한 동종‧유사 사망사고 예방을 위한 세미나’에 나서 이같이 강조했다.
연구실 화학사고 사례 발표에 나선 이 교수는 먼저 국내의 연구환경이 변화하며 위험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 분야의 실험활동의 고도화 등으로 인한 신규 유해인자가 등장하고, 고위험 연구실 비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실 안전관리 실태조사(2021년)에 따르면 고위험 연구실 수는 2012년 2만여개(41%)에서 2021년 5만여개(61%)로 2배 이상 뛰었다.
이 교수가 제시한 연구실 사고 현황에 따르면 연구실 사고는 연평균 약 219건이 발생하며, 대학·기업·연구기관 순으로 자주 나타난다. 특히 대학보다는 연구기관, 기업에선 중대사고 발생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로 연구기관의 사고발생 건수는 2017년 13건에서 2021년 53건으로 약 4배 늘었다.
이 교수는 실험실 사고 예방을 위해 연구기관, 연구 책임자, 연구원 각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연구 기관은 사고 사례 전파와 교육자료 제공, 신규연구원 안전교육을 필수로 실시해야 하며, 연구 책임자에겐 철저한 실험실 안전교육과 연구단계별 사전 위험성평가 실시 등이 요구된다. 또 연구활동 종사자는 안전수칙 준수와 보호구 착용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최근 융합 연구가 많아지면서 실험실에서 미리 예측하거나 파악 못한 사고 위험성이 늘어나고 있고, 안전확보 역시 쉽지 않다”며 “특히 경기도엔 화성 향남제약단지나 판교 등에서 연구소가 빠르게 늘고 있어 실험실 사고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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