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 ‘악귀’로 살린 자신만의 ‘폼’ [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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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작가가 '악귀'를 통해 '폼'을 제대로 살렸다.
SBS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이글 담은 '한국형 오컬트' 드라마로, 장르물의 대가라 불리는 김은희 작가가 전작 '지리산'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이번 '악귀'를 통해 김은희 작가는 '지리산' 흥행 실패의 아픔을 지운 것은 물론, 자신만의 강점을 제대로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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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유수연 기자] 김은희 작가가 ‘악귀’를 통해 ‘폼’을 제대로 살렸다.
SBS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이글 담은 ‘한국형 오컬트’ 드라마로, 장르물의 대가라 불리는 김은희 작가가 전작 '지리산'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방영전부터 전작 ‘지리산’의 흥행 실패로 우려와 기대감을 동시에 낳았던 김은희 작가의 신작이었지만, 높은 관심도로 1회 9.9%(닐슨코리아, 전국가구기준)를 시작, 줄곧 10%를 이어가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태리, 오정세, 홍경 등 주역 배우들의 호연도 작품의 매력을 더하고 있지만, ‘악귀’의 흥행에는 무엇보다 작가 김은희 만의 강점을 모두 갖춘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한다.
본격적으로 김은희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싸인’, ‘유령’, ‘쓰리 데이즈’ 등을 살펴보면, ‘김은희’라는 작가는 한국 드라마에 보기 힘든 전문적인 분야의 소재를 가지고 스릴과 서스펜스가 넘치는 각본을 쓰는 작가였다.
특히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시그널’, ‘킹덤’에서는 러브 라인은 있어도 로맨스는 과감히 벗어던진 드라마라는 평이 많았다. 이번 ‘악귀’ 역시 그 설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가운데, 로맨스물에 특화된 공중파 드라마 속 꿋꿋하게 장르물을 그려내고 있는 ’귀한 드라마’라는 시청자의 평이 자자하다.
또한 같은 장르물도 평범하게 풀어내지 않는 ‘독특한 소재’를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는 점 역시 눈에 띈다. 시청률 부문에서는 각광받지 못했던 ‘지리산’ 역시 ‘산’이라는 장소에서 활개 치는 연쇄살인마와 대통령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직 비리 국회의원의 대결 구도라는 독특한 소재가 전면으로 나섰다. 다만 ‘지리산’의 배경은 지나치게 생소한 탓에 ‘호불호’ 드라마로 각인되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이번 ‘악귀’ 역시 민속학을 주제로 잡으며 기존 오컬트 물과는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일명 ‘점프 스퀘어’가 낭자한 일반적인 오컬트 물과는 달리, 잔잔하지만 스산한 한국적 공포를 담아내 공포물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시청자들까지 사로잡기에 성공했다. 또한 공포물임에도 귀신 들린 ‘흙수저’라는 설정을 가진 캐릭터 구산영을 통해 청춘에 대한 현실과 응원을 공포물 안에 담아낸 김은희 작가만의 독특한 메시지도 눈에 띈다.
김은희 작가만의 스피디한 전개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강점으로 빛이 났다. 전작 ‘지리산’과 ‘킹덤: 아신전’에서 스피디한 사건 전개와는 달리 늘어지는 러닝타임이 단점으로 꼽혔지만, ‘악귀’에서는 이같은 단점을 모두 지워낸 모습이다. 각 회차마다 등장하는 악귀와 관련된 사건과 이를 조사하고 해결하는 서브플롯과 함께 주인공과 주변인물에 엮인 ‘태자귀’를 조사하는 메인 플롯이 동시에 진행된다.
이에 TV드라마 특성상 늘어난 회차와 함께 메인 플롯의 진행 속도가 다소 더뎌지라도 서브 플롯이 매 회차 마다 변화하니 긴장감을 유지한다. 김태리 역시 ‘악귀’ 제작발표회 당시 “이야기가 12부 내내 빼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악귀’는 총 12부작으로 예정되어 있어 마지막회까지 스피디한 전개와 긴장감을 유지하며 높은 화제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악귀’를 통해 김은희 작가는 ‘지리산’ 흥행 실패의 아픔을 지운 것은 물론, 자신만의 강점을 제대로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 아닐까. ‘악귀’의 남은 선전은 물론, 팬들의 기대를 온몸에 받고 있는 ‘시그널 시즌2’에 대한 기대까지 높이고 있어 김은희 작가의 행보가 주목된다.
/yusu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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