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수산 전문가들 부산서 "우리 수산물 안전" 입 모아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국내 원전·수산물 전문가들이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다"면서 입을 모았다.
부산수산정책포럼은 1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우리 바다, 우리 식탁 안전'을 주제로 '전문가 초청 대시민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수산업 유관기관과 시민단체, 학계 등에서 100여명이 참석해 전문가 주제 발표, 종합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이현철 한국원자력학회 이사(부산대 교수)는 '원전 방류수에 대한 과학적 접근' 주제 발표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우리 바다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번에 방류하는 처리수의 방사능 양은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당시 태평양으로 방류된 방사능 양의 1천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 "그동안 우리 해역에서는 세슘-137이나 삼중수소의 농도가 전혀 변한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일본 오염수 처리 장치로도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와 관련해서도 자연 상태 삼중수소 총량에 비해 매우 적은 양이기 때문에 환경에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삼중수소는 후쿠시마 원전에서만 방류하는 것이 아니고, 중국 원전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방류량의 50배, 미국은 80배 수준으로 방류하고 있다"면서 "우주에서 날아오는 중성자와 공기 중의 질소가 충돌해 삼중수소가 만들어져 전 세계에 비로도 내리는데 이와 비교해서도 매우 적은 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발표자인 최재석 경상국립대 해양식품공학과 교수는 "이제는 과학적으로 명백한 자료를 바탕으로 수산물 안전과 소비에 중점을 두고 선제적이고 포괄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드리워졌던 '수산물 공포'는 3여년만인 2014년 1월경에야 겨우 회복됐다.
2011년 원전 사고 직후에는 수산물 소비량이 반토막 났고, 일본 수산물에서 2013년 방사능이 검출됐을 때도 국내 수산물에 피해가 발생해 월평균 160억∼375억원의 추정 손해가 있었다.
최 교수는 "정확한 팩트를 일관성 있게 지속해 제시함으로써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수산물 소비 위축에 따른 위기 대응 매뉴얼 준비해 국내 소비 촉진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수산물 및 수산가공식품 수출 감소 방지책 마련, 어업인과 수산업계를 대상으로 한 정책·금융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마창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연구본부장은 이제는 수산업계도 스스로 대비하고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마 본부장은 "양식업 등을 하시는 분들은 1∼3년을 키워서 생산하는데, 소비가 줄어든다고 생산물을 바로 갈아엎을 수 없다"면서 "어가가 20% 정도 떨어지면 손익분기점을 못 맞추는 곳은 분명히 나오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수매나 쿠폰 같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수산업계가 출어량을 줄이고 생산량도 같이 줄여나가야 한다"면서 "물량 조절과 가격조절을 같이해 나갈 때 피해가 최소화된다"고 덧붙였다.
강수경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장은 '회유성 어종'과 관련해 국민들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을 했다.
강 과장은 "일본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회유성 어종과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회유성 어종은 산란장과 서식장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산란장이 다른 회유성 어종 간에는 자연적 번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서 잡히는 회유성 어종에 대해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류청로 부산수산정책포럼 대표이사장은 "이번 토론회는 어업인들의 안정적인 미래와 지속 가능한 어업 환경을 함께 고민해보는 자리였다"면서 "심도 있는 논의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후쿠시마 원전 방류수 대응을 위한 수산 분야 정책과제가 도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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