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가는 구광모, 배터리 투자보따리 풀까

박한나 2023. 7. 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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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사진) LG그룹 회장이 12일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일정에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LG에너지솔루션이 캐나다 정부와 보조금 협상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직접 외교적 노력에 나서 해결사를 자처한 만큼 구 회장이 화답하는 차원에서 추가 배터리 투자 전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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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총수 유일 尹순방 동행
尹, 캐나다 보조금협상 지원사격
화답 차원 '통큰 투자' 가능성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5월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구광모(왼쪽 첫번째) LG 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구광모(사진) LG그룹 회장이 12일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일정에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LG에너지솔루션이 캐나다 정부와 보조금 협상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직접 외교적 노력에 나서 해결사를 자처한 만큼 구 회장이 화답하는 차원에서 추가 배터리 투자 전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폴란드 경제 사절단에 포함됐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이번 순방에 함께 하지 않았지만,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이 함께 순방에 나섰다.

구 회장은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LG그룹의 주축을 가전에서 전장, 배터리 등으로 재편하는 데 성공했다. 그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LG화학에서 물적 분할 후 현재 글로벌 탑티어 기업으로 명실상부한 그룹의 효자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윤 대통령이 폴란드 경제에 미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브로츠와프 공장을 깜짝 방문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이 캐나다 정부와 보조금 협상에서 난항을 겪을 때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직접 해결을 요청할 정도로 배터리 산업에 관심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은 유럽 최대의 배터리 생산기지로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서유럽과 중동부 유럽 사이에 위치한 폴란드는 유럽 전기차 시장의 중심지로 고객과 쉽게 근접할 수 있으며, 경제적인 비용과 인재 확보에도 장점이 있다.

폴란드 프로츠와프 공장의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70GWh이다. 올해 말 기준 연간 90GWh의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해 현재 증설을 진행 중이다. 이는 전기차 14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 힘입어 폴란드는 유럽 국가 중 전기차 배터리 1위의 생산국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10조7600억원으로, 폴란드 시가총액 2위 기업인 '디노 폴스카(Dino Polska)'의 매출(약 6조원)보다 높아 폴란드 전체 경제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기준 브로츠와프 공장에 근무하는 인원은 약 6300명을 기록했다. 브로츠와프 인구가 63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인구의 1%가 LG에너지솔루션에서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폴란드 내 자동차 산업 내 영향력이 커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월 폴란드 자동차산업협회에 가입하기도 했다. 폴란드 자동차산업협회 회원사는 BMW, 포드, 혼다, 현대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등 완성차업체들인데, 배터리업체가 협회에 가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구 회장이 이번 폴란드 방문을 계기로 배터리 산업에서 다양한 협력 성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생산거점을 필두로 유럽 시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인 만큼 추가 투자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직접 알리고 있고, 그에 화답해 기업인들이 경제 보따리를 풀어왔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과 구 회장이 직접 공장을 둘러볼지까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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