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앞둔 우선주들 급등락…73% 하락한 다음날 196% 오르기도

박채영 기자 2023. 7. 1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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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1.79포인트(1.66%) 오른 2,562.49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 기간에 있는 5개 우선주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가격제한폭이 없는 정리매매 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는 ‘상폐빔’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우는 정리매매가 시작된 지난 6일 전장 종가 대비 73.53% 하락한 이후, 7일 196.55% 상승했다가 10일에는 다시 45.09% 하락하는 등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우는 이날은 14.47% 떨어졌다.

SK네트워스우도 정리매매가 시작된 6일 전장 종가보다 51.79% 하락한 뒤, 7일 65.07% 상승, 10일 38.62% 하락, 11일 18.97% 상승하는 등 급등락하고 있다. 이외에 현대비앤지스틸우, DB하이텍1우, 흥국화재2우B도 정리매매 기간에 높은 주가 변동률을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우 최근 1주일 주가 변동

이들 5개 종목은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가 상장주식 수 미달을 이유로 상장폐지를 결정한 종목이다. 유가증권상장규정은 상장주식 수 미달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에서 다음 반기 말에도 상장주식 수가 20만주 미만이면 해당 종목을 상장폐지하도록 하고 있다. 5개 종목은 6일부터 14일까지 정리매매 기간을 거쳐 오는 17일 상장폐지 된다.

정리매매 기간 중 5개 종목이 급등락하고 있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를 노리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투기성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정리매매 기간에는 하루 ±30%인 가격변동폭이 적용되지 않는 데다, 실시간 체결이 아니라 30분동안 주문을 모아서 일정 시점에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하는 단일가 매매 방식이 적용된다. 높은 가격에 매수 주문을 넣어서 주가가 오르는 것처럼 보이게 한 뒤 거래가 체결되기 직전에 주문을 취소할 수도 있는 것이다.

5개 종목 중 흥국화재2우B는 한국거래소에서 지난 10일에는 ‘스팸 관여 과다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스팸 관여 과다 종목은 ①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된 영리 목적 광고성 정보의 최근 3일 평균 신고 건수가 최근 5일 또는 20일 평균 신고 건수 대비 3배 이상 증가하고, ②주가가 급변동하거나 거래량이 급증하는 경우 지정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스팸 관여 과다 종목은 주식 리딩방 등에서 단체로 뿌리는 스팸 문자 같은 것들이 신고가 많이 들어와서 지정된 것”이라며 “우선주는 거래량 자체가 많지 않아 작은 매수·매도 수량에도 주가가 급등락하기 때문에 정리매매를 하는 다른 종목들도 투자 위험이 큰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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