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신고' 빙자해 마약 소지자 상대 공갈친 유튜버 덜미

"마약 함께 할 남성 찾아요" SNS 글 올려 유인 후 112 신고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공익 신고 전문 유튜버를 빙자한 활동을 하고 다니면서 마약류나 아동성착취물 소지자들을 상대로 공갈을 친 20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공갈,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금지행위에 대한 광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소지) 등의 혐의로 유튜버 A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유튜버 (CG) [연합뉴스TV 제공]

또 해외에 체류 중인 공범 1명에 대해서는 수배 및 입국 시 통보 요청을 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SNS에 마약 및 아동성착취물 관련 글을 올려 특정 장소로 피해자를 유인한 뒤 112 신고를 하면서 검거 과정 전반을 촬영해 유튜브에 게시하고, 이를 삭제해 준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A씨와 함께 입건된 공범들은 '상대 투약남 찾습니다', '교복 입은 여성 영상 있으면 보내달라'는 등의 제목으로 SNS에 글을 올려 A씨의 범행을 도운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런 글을 보고 현장에 나왔다가 경찰에 붙잡힌 피해자들에게 "유튜브 영상을 삭제하고 싶으면 후원금을 내달라"면서 건당 200만∼300만원을 뜯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총 9명이다. 이들은 A씨로부터는 공갈 및 공갈미수, 강요·협박을 당한 피해자이지만, 마약류나 아동성착취물을 소지했다는 점에서 사건의 피의자이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 등은 범행 기간인 7개월간 서울 지역에서 총 300여 건의 112 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3월 관련 첩보를 입수, 3개월간 수사한 끝에 A씨 등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범죄에 총력 대응하는 가운데 공익 신고를 빙자해 범죄를 저지른 일당을 검거한 사례"라며 "주범 A씨는 구독자 5만명 규모의 유튜브 채널을 앞세워 범행했다"고 말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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