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싱하이밍, “큰 바람이 파도 헤칠 때, 돛달고 창해 건널 것”

신화사 등 중국 매체 공동 인터뷰
韓中 어려움 극복하고 발전할 것
양국관계, 이백의 시에 빗대 표현
비자센터 방문으로 공식활동 재개
이재명 대표 회동 설화 이후 한달만

지난달 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에서 한국 정부의 ‘베팅‘발언으로 설화를 겪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한달만에 공식 활동을 재개했다. 싱 대사는 지난 7일 서울 중국비자센터를 방문하고 중국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중관계의 미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에서 싱대사는 중국 당대 이백의 한시를 활용하며 이재명 대표 만찬때와는 달리 한국과 차이를 이해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했다.

주한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7일 중구 남산스퀘어에 위치한 중국비자센터에 방문해 영사 직원들을 격려하고 대기중인 한국인 비자신청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최근 중국을 방문하려는 한국인이 급증하면서 비자 신청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비자센터의 업무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싱 대사는 이날 한국인 비자신청자에게 직접 비자를 발급해주기도 했다. 그는 직원들을 만나 “비자센터가 대사관과 긴밀히 협력해 한중간 인적 교류를 촉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주한중국대사관은 최근 한국인의 방중 규모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50% 이상까지 회복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매월 약 30~40만명의 한국인이 중국을 찾았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 15~20만명씩 방문하고 있는 셈이다. 올들어 주한중국대사관이 발행한 비자 건수는 지난 2020년~2022년 3년간 발행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오른쪽)가 지난 7일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 위치한 중국비자센터를 방문해 비자신청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주한중국대사관 제공>

한편 싱대사는 이날 중국비자센터에서 신화사·봉황망 등 국내 상주중인 중국 매체들과 공동 인터뷰를 하면서 “한중관계는 몇가지 문제점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양국 외교 대화가 재개됐음을 상기시키며 “양국이 서로의 핵심이익을 존중하고 차이점을 적절히 관리하면서 개방과 포용을 견지하는 한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상호 성과를 달성하면서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관들이 양국의 ‘핵심이익 존중’에 대해서 발언하는 것은 대만 문제 등을 언급할 때 관용구처럼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싱대사가 이어 “차이점을 적절히 관리”한다고 발언한 것은 처음 등장한 표현으로, 설화 사건이후 양국 정치·사회적 차이에 대해 인정하고 언행을 조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싱 대사는 그러면서 한중관계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중국 당대 시인 이백의 시 ‘행로난(行路難)‘의 마지막 구절을 인용하며 “큰 바람이 파도를 헤칠 때가 올 것이니, 구름 돛을 달고 창해를 건널 것(长风破浪会有时，直挂云帆济沧海)”이라고 말했다. 한중관계가 지금은 어려움이 있지만 반드시 좋은 시절이 올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시는 시인 이백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으나 거듭된 실패로 고민이 깊어지자 친구에게 언젠가 꿈을 이루는 날이 올 것이라는 개인적 소회를 담은 내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