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미터 어둠 뚫고 '따르릉'…광산 근로자 지키는 KT '광산안전DX' [TF현장]
KT·알몬티대한중석과 통신기반 '광산안전DX 솔루션' 공동개발
광산 종사자 동선파악부터 비상상황 SOS 알림 제공
[더팩트|최문정 기자] "유·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해 안전과 환경, 각종 데이터 수집, 자동화를 거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연결해 스마트 광산플랫폼 안에서 모든 업무가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KT의 목표며, 이렇게 했을 때 '지속가능한' 광산 산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11일 강원도 영월군 상동광산은 30년 만에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곳은 1916년 채광을 시작해 1993년 폐광될 때까지 텅스텐 등의 고부가 광물을 내어주며 한국 경제 발전을 함께했다.
광산 안으로 100m가량 들어가자, 헤드렌턴의 희미한 빛 말고는 완전한 암흑이 찾아왔다. 그 순간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가 울렸다. 깊은 광산까지 전화신호를 전한 것은 KT와 알몬티대한중석(이하 알몬티)이 함께 상동광산에 구축한 '광산DX솔루션'이었다.
KT는 이날 상동광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알몬티와 협력해 광산 내부에 통신 인프라를 구축 성과를 공개했다. 또한 광산 내 근로자의 안전을 파악하고, 위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광산안전디지털전환(DX)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해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KT가 알몬티의 상동광산에 구축한 통신인프라는 LTE 기반이다. 기존의 광산 통신은 구축이 용이한 와이파이와 무전이 주로 활용되는데, LTE는 이 두 방식에 비해 커버리지와 동시 접속량에서 강점을 갖기 때문이다. 또한 KT는 깊은 지하 광산에서도 원활한 통신이 가능하도록 '누설동축케이블'을 활용했다. 이 케이블은 전송 중인 신호를 외부로 방사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일종의 안테나 역할을 하며 현재 약 1.2km 구간에 설치돼 있다.
발파 작업 등 구축 중인 갱도에는 누설동축케이블 대신 '야기안테나'를 임시로 설치해 통신을 지원한다. 또한 300m 구간마다 '광산전용 라인앰프'(이하 라인 앰프)를 설치했다. 누설동축케이블은 전파를 송수신하지만 전파 손실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라인앰프는 손실된 전파를 증폭해 통신 품질을 안정화 시켜 통신 음영지역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작업자들의 안전을 지키는 '광산안전DX' 솔루션은 △스마트기기 △출입·위치관리 △AI기반 광산안전시스템 △작업장 환경 모니터링 등으로 구성됐다.
스마트기기는 작업자가 직접 착용하는 스마트워치 형태의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태그가 장착된 안전모, 스마트폰 등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갱도 내 작업자의 정확한 위치와 심박수 등 생체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안전모에 부착된 스마트태그의 버튼을 누르면 관제 센터로 즉시 SOS 신호를 보낼 수 있고, 광산 내에서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외부와 소통하고, 긴급상황 발생 시 위험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출입·위치관리는 작업자와 차량 입출입 확인 외에도 작업자 실시간 위치, 위치별 작업 사항 확인, 작업자의 위험 지역 진입, 차량 접근 알림 등의 기능이 있다. 출입·위치관리는 갱도 내 정밀 측위 정보 확보를 위해 저전력 블루투스 비콘을 활용했다. 저전력 블루투스는 기존 블루투스와 달리 별도의 페어링 절차 없이 간편하게 연결된다. 스마트기기는 주변의 비콘과 신호를 송수신하는데 각 비콘으로부터 수신되는 신호의 강도에 기반해 거리를 계산하고 작업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다.
AI기반 광산안전시스템은 관제센터에서 현장과 작업자들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관리자는 작업자의 심박수, 넘어짐 등을 실시간 관제하고 요주의자에 대한 휴식 등 선제적인 안전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 비상 상황 발생 시 작업자들에게 비상 메시지를 전송하고 탈출로와 피난처를 안내한다. 또한 작업자 건강 상태, 갱도 내 위치 정보 등 축적된 데이터는 AI 분석과 학습을 거쳐 광산 안전 관리 개선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작업장 환경 모니터링은 갱도 내 배치된 다양한 측정기로 여러 환경 요소를 실시간 감시하고 위험 수치에 도달 시 작업자와 관제센터에 경고 알림을 발송한다. 유해가스 측정기는 산화질소,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아산화항 등 5종의 공기 중 농도를 측정한다. 이외에도 각종 측정기가 온·습도, 주요 장소의 수위, 미소진동 등을 파악해 위험 여부를 모니터링한다.
이날 KT는 광산 내에서 작업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상황을 가정하고 솔루션을 시연했다. 작업자가 균형을 잃으면서 안전모의 스마트태그를 누르자 관제 화면에 바로 긴급 알림이 떴다. 이를 안전책임자가 바로 확인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작업자가 이를 받지 못하자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정확한 장소로 찾아가 쓰러진 작업자를 구해낼 수 있었다.
아울러 광산 출입자 명부 작성, 광산 작업자 대상 영상 안전 교육 등 기존 오프라인 방식의 안전 관리 업무와 문서 관리 체계에도 디지털 전환을 통해 광업종사자의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KT는 상동광산에 차후 개발될 채굴 장비 원격 제어와 차량 자율 주행 시스템 운영을 위해 통신 인프라에 비인가단말의 외부 접속을 차단하는 등 보안성을 더할 계획이다.
유창규 KT 강북강원법인고객본부장 상무는 "광산안전DX솔루션 구축 사업은 KT의 탄탄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통해 광산에서도 원활한 통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앞으로도 광산 안전과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알몬티대한중석과의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KT는 향후 알몬티가 운영하는 다른 광산에도 이 솔루션을 구축해 광산산업의 안전성을 높안다는 구상이다. 또한 더욱 많은 광산에서 광산안전DX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은 특허로 등록하되, 외부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나눠 쓸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강동훈 알몬티대한중석 광산운영기획 이사는 "현재 KT와 함께 구축한 광산안전DX솔루션을 자사가 갖고 있는 다른 광산에도 다 보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또한 KT가 광산안전DX솔루션을 활용해 해외 사업에 진출할 때도 얼마든지 협조해서 나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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