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로·영등포구 ‘극한 호우’ 재난문자...밤까지 ‘시간당 70㎜’ 폭우

박상현 기자 2023. 7. 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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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가 내린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대교 북단 일대에서 노면에 빗물이 고이며 이동하는 차량들이 물살을 가르며 주행하고 있다./연합뉴스

11일 밤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시간당 70㎜가 넘는 집중호우가 퍼붓겠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매우 강한 비’의 기준이 되는 ‘시간당 30㎜'의 두 배가 넘는 세찬 비가 쏟아지는 것이다.

수도권을 비롯해 강원·충남권과 일부 남부지방에는 호우특보가 발효됐다. 서울 동작구·구로구·영등포구에는 ‘극한 호우’ 때 기상청이 보내기로 한 긴급재난문자가 처음으로 발송됐다. 이 재난문자는 비가 ‘1시간동안 50㎜ 이상’ ‘3시간 동안 90㎜ 이상’ 내릴 때 발송된다. 큰 비 피해가 예상된다는 뜻이다.

현재 한반도는 대기 불안정이 극에 달하며 시시각각 만들어진 비구름대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게릴라성 폭우를 쏟아내고 있다. 현재 대기 상층으론 북쪽에서 한랭건조한 공기가, 하층으론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공급되고 있다. 이 두 공기가 강하게 충돌하는 시점마다 비가 내리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11일 서울 남대문시장에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3.7.11/뉴스1

이번 강수의 특징은 ‘돌발성’이다. 비가 꾸준히 내리지 않고 게릴라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우리나라 북쪽에 멈춰있는 절리저기압이 비주기적으로 한반도에 한랭건조한 공기를 밀어넣기 때문이다.

절리저기압이란 큰 저기압에서 떨어나온 일종의 ‘저기압 조각’이다. 보통 저기압은 움직이는데 절리저기압은 크기가 작다보니 멈춰 있는 경우가 있다. 이 저기압이 한반도 북쪽에 고정된 채로 건조 공기를 불규칙적으로 내려보내고 있다. 건조 공기가 습한 공기와 만나 순식간에 큰 구름대가 형성되면서 강수 시간은 짧고, 강도는 센 ‘도깨비 소낙비’가 나타나고 있다.

11일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문막읍 건등리의 한 상가주택 1층 스튜디오에서 주민이 주택 옆 도로 배수로 막힘으로 인한 침수 피해를 수습하고 있다. /뉴스1

11~12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충청·호남권 50~120㎜, 경북권 20~120㎜, 경남권과 제주도 5~60㎜ 등이다. 충청남부와 전북권에는 곳에 따라 최대 200㎜가 넘는 비가 내리겠다. 중부지방과 호남·경북권에선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70㎜의 집중호우가 내리겠다.

12일 밤부턴 거대 기단인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정면충돌하며 중국 산둥반도 쪽에 강한 장마전선이 만들어지겠다. 이 전선이 북상하며 주말까지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리겠다. 올여름 형성된 장마전선 가운데 가장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 장마전선의 형태는 작년 8월 8일 서울에 시간당 141.5㎜의 비를 뿌렸을 때처럼 동서로 길이는 길고 남북으로 폭은 좁은 ‘띠 모양’이다. 이 전선의 바로 아래 놓인 지역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겠다. 지역별 강수차가 클 수 있다.

비가 내리고 비구름이 햇볕을 막으면서 한동안 한낮 기온은 많이 올라가지 않겠다. 그러나 구름대가 밤사이 식어야 할 지표의 열기를 가두는 효과를 내며 전국 곳곳에 열대야가 나타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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