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10월부터 역외보조금 신고 의무화…K원전·방산수출도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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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오는 10월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EU 내 공공사업에 대한 역외 보조금 신고를 의무화한다.
또 역외 보조금이 EU 내 시장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해당 사업이나 인수합병(M&A) 불허키로 했다.
EU 집행위는 신고된 내용을 토대로 역외보조금이 EU 내 시장을 왜곡할 정도로 많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사업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조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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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측 '시장 왜곡' 판단 땐 사업 무산 가능성
"우리 의견 일부 반영했으나 불확실성 남아"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유럽연합(EU)이 오는 10월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EU 내 공공사업에 대한 역외 보조금 신고를 의무화한다. 또 역외 보조금이 EU 내 시장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해당 사업이나 인수합병(M&A) 불허키로 했다.
다분히 정부 보조금을 앞세워 EU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 도입한 제도이지만, 국내 기업들이 현지서 추진 중인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이나 방위산업(방산) 수출도 영향권에 들어가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최종안에 따르면 EU 내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M&A를 추진하거나 공공입찰 사업에 참여하려는 비EU기업은 오는 10월12일부터 자국이나 제삼국 정부·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보조금 내역을 EU 집행위에 신고해야 한다. 공공입찰 사업 계약액 기준 2억5000만유로(약 3600억원) 이상에 역외보조금 수령액이 3년간 400만유로 이상이 신고 대상이다.
EU 집행위는 신고된 내용을 토대로 역외보조금이 EU 내 시장을 왜곡할 정도로 많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사업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조처를 할 예정이다. 또 신고 내역이 정확지 않은 것으로 의심될 땐 직권조사도 진행한다. 아예 신고하지 않으면 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EU는 EU 내 기업은 국가·기업 간 공정 경쟁을 명목으로 엄격한 보조금 규정을 적용받는 반면, 역외 기업은 자국 보조금 지원을 무한정 받을 수 있는 현 역차별 상황을 시정하고자 FSR을 도입했다. 실제 많은 중국 인프라 기업이 중국 정부의 공세적 보조금 정책 아래 EU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한국 기업도 영향권 아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비롯한 원전기업이 폴란드·체코·루마니아 등 EU 가입국 원전 (기자재)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많은 국내 방산기업이 폴란드와 대규모 수출 계약을 맺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3~15일 폴란드를 국빈 방문하며 추가 성과를 위한 세일즈 외교를 펼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기업이 현재 활발히 추진 중인 사업 상당수는 FSR에 따라 신고 의무가 있는 공공입찰 사업이다. EU 집행위가 각종 정부 지원을 문제 삼아 사업을 불허할 가능성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올 초 발표한 초안보다 기업 자료제출 범위가 줄어들고 면제 인증기준도 낮아지는 등 우리 의견이 상당히 반영됐지만, 아직 ‘시장 왜곡’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없어 불확실성이 남은 상황”이라며 “우리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산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고 EU 측과도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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