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후광 ‘스레드’ 가입자 1억명 돌파했지만… 해시태그·검색 기능 약점 극복할지 의문
인스타 연동 통한 편리한 가입이 장점
트렌드에 뒤처지고 싶지 않은 이용자의 심리 작용
머스크발(發) 트위터 위기 속 얻은 반사이익 한몫
메타가 지난 5일 선보인 소셜미디어(SNS) ‘스레드’가 나흘 만에 가입자 1억명을 돌파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스레드는 게시물 1개당 500자 이내의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으로 ‘트위터 대항마’로 불린다. 첨부 사진은 10장, 동영상은 5분 이내로 올릴 수 있다.
스레드는 가입자 1억명을 돌파하는 데 각각 2달, 9달, 2년 반이 걸린 챗GPT, 틱톡, 인스타그램을 가뿐히 뛰어넘으며 역대 모바일 앱 중 최단 기간 기록을 세웠다.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은 이달 6일과 7일 이틀간 스레드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트위터의 트래픽이 전주 대비 5% 감소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SNS 트렌드로 자리잡은 스레드의 인기 요인을 짚어봤다.
① 인스타 연동을 통한 편리한 가입
스레드가 이용자를 빠른 속도로 끌어모을 수 있었던 배경엔 메타의 인스타그램이 있다. 스레드는 페이스북이나 틱톡처럼 이용자수를 ‘무(無)’에서 ‘유(有)’로 확보한 플랫폼이 아니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 이용자를 그대로 편리하게 흡수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인스타그램 가입자 수는 12억8000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순차적으로 스레드에 추가로 가입하고 있는 것이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과 직접 연동되는 플랫폼이다.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는 이용자는 회원가입 절차 없이 스레드에 바로 가입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 작성한 프로필 소개 내용이나 기존에 팔로우한 계정도 스레드에 그대로 옮겨올 수 있다.
타임지는 “스레드 플랫폼이 이용자에게 매력적인 요인 중 하나는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블루스카이나 마스토돈 등 다른 SNS와 달리 스레드는 이미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수많은 이용자를 잠재적 가입자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라고 분석했다.
블루스카이와 마스토돈은 모두 지난해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SNS다. 트위터와 유사하게 짧은 텍스트와 사진을 올리고 다른 이용자의 게시물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마스토돈의 경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반사이익으로 가입자 수가 지난해 11월 250만명에서 올 3월 1040만명으로 증가했다.
② 트렌드에 뒤처지고 싶지 않은 이용자의 심리
인스타그램이 스레드에 가입한 순서로 훈장처럼 일종의 배지를 부여한 것 역시 포모증후군(자신만 뒤처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증상)에 취약한 온라인 세대를 자극했다. 스레드에 가입하고 나면 인스타그램 프로필 아래 스레드 계정 연결 링크가 생성된다. 이 링크에 나와 있는 숫자는 스레드에 몇번째로 가입했는지 알려준다. 예를 들어 ‘541111′이 보이면 54만1111번째로 스레드에 가입했음을 의미한다. 가장 먼저 스레드 계정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인스타그램 프로필 아래엔 ‘1′이라는 숫자와 함께 스레드 링크가 게시됐다.
스레드를 이용하지 않는 인스타그램 이용자도 스레드에 가입한 다른 이용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스레드에 노출되고 있다. 누구보다 빠르게 가입해 더 앞자리 숫자의 스레드 링크를 생성하고자 하는 욕심이 이용자 사이에 생기고 있다.
빌 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등 다수 유명인이 스레드 계정을 만들면서 스레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효과를 봤다. 국내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SNS ‘인플루언서’가 스레드 계정을 생성했다.
③ 머스크발(發) 트위터 위기 속 반사이익
스레드는 머스크 인수 후 내홍을 겪고 있는 트위터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스레드는 출시 직전부터 트위터의 라이벌로 분류됐다.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실제 출시 전 온라인상 설전을 벌이면서 두 SNS 간 경쟁 구도는 대중에 더 각인됐다. 머스크는 지난달 21일“스레드가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까”라는 한 트위터 이용자 질문에 “무서워 죽겠네”라며 비꼬는 트윗을 올렸다. 다른 사용자가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하자, 머스크는 “나는 철창 싸움을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답했다. 이 소식을 들은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 “한판 붙을 장소를 정하라”고 했고, 머스크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응수하면서 화제가 됐다.
트위터와의 라이벌 관계는 스레드에 호재로 작용했다. 머스크와 트위터에 대한 반감이 이들과 대립구도에 놓인 스레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이용자들이 트위터의 대안으로 스레드를 지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머스크의 존재가 스레드와 마크 저커버그에게 선물이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CNN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소유하게 되면서 트위터 이용자는 애통해하고 있으나, 저커버그로선 이보다 좋은 일이 있을 수 없다”라고 했다.
머스크가 지난해 회사를 인수한 후 트위터는 이용자의 비난에 직면했다. 머스크가 이용자 1인당 게시물 열람 횟수를 제한하고, 유료 본인 인증 계정 표시(블루체크)를 도입하는 등 공격적으로 SNS 이용 정책을 변경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 등 극우 이용자 계정 차단을 해제한 것 역시 이용자와 광고주가 대거 트위터를 떠나게 하는 요인이 됐다.
아직 스레드에도 과제가 남아 있다. 스레드엔 트위터에 있는 다수 기능이 없다. 최신 뉴스를 확인할 수 있는 해시태그가 없어 정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은 미비하며, 이용자 검색을 제외하곤 특정 검색어로 스레드를 검색할 수가 없다. 또 메타라는 빅테크가 SNS 시장을 독점하는 것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발 역시 차후 스레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CNN은 “메타로 인해 지금은 스레드가 쉽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하나의 회사, 인물, 조직으로 통제되지 않는, 마스토돈처럼 분권화된 SNS로 이용자가 이동할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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