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더 문’ 첫 한글자막…청각장애인도 극장서 함께 즐긴다
한글 자막이 나오는 최신 한국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26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 신작 ‘밀수’를 시작으로 한글 자막이 삽입된 한국 영화를 일부 극장에서 개봉한다고 10일 밝혔다. 다음 달 2일에는 김용화 감독 신작 ‘더 문’이 같은 형태로 상영된다.
자막이 없는 일반 영화와는 다른 상영관에서 상영하는 방식으로, 영화 대사와 화자 이름·소리 등을 표시하는 자막을 넣어 청각장애인의 관람을 돕고자 하는 취지다.
청각장애인용 한글 자막을 입힌 최신 한국 영화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아닌 극장에서 개봉일에 맞춰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진위가 장애인 관람 환경 등을 위해 매년 약 100편의 한국 영화에 한글 자막·화면 해설을 제공하고 있지만, 모두 일반 개봉 이후였다. 장애인이 최신 한국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려면 약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더욱이 이렇게 제작된 영화는 자막과 해설 음성이 한꺼번에 나오는 방식이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관람하기는 어려웠다.
영진위는 장애인 관객이 최신 영화를 개봉일에 함께 관람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지난해 10월부터 영화 업계, 장애인 단체 등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해왔다.
이에 따라 올해 말에는 시각장애인이 화면 해설을 들으며 극장에서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영진위는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 5일 배급사·멀티플렉스·장애인단체와 ‘시각·청각장애인 차별 없는 영화관람 환경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박기용 영진위 위원장은 “보다 많은 영화와 극장에서 관람의 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업계와 함께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황효이 온라인기자 hoyf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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