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요주도 인플레 초기 징후…통화정책 전환 신호"

신기림 기자 2023. 7. 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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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수 십 년을 되찾을 수 있다는 낙관론이 커지며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전환할 가능성이 열렸다.

일본에서 소비자들이 수십 년 동안 이어온 검소한 사고방식을 버리고 가격 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돈을 쓰고 있다며 수요 주도형 인플레이션의 초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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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분석…서비스 가격, 임금 인상에 日경제 전환점
도쿄 소재 한 일식 레스토랑의 식전 메뉴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수 십 년을 되찾을 수 있다는 낙관론이 커지며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전환할 가능성이 열렸다.

일본에서 소비자들이 수십 년 동안 이어온 검소한 사고방식을 버리고 가격 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돈을 쓰고 있다며 수요 주도형 인플레이션의 초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 분석했다.

임금상승 기대감으로 소비자들이 추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면서 호텔, 레스토랑, 소매업체 등이 서비스 요금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북부 오우가토우 소재 한 호텔에서 럭셔리 스위트룸은 요금이 스탠다드 객실의 2배에 달하고 5월부터 5% 인상됐지만 가장 빠르게 판매되고 있다.

도쿄 랜드마크 도쿄타워 인근 전통 일식 레스토랑의 저녁 세트메뉴 가격은 지난해 11월보다 24% 뛰었지만 고객들이 가격인상을 특별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매니저의 발언을 로이터는 전했다.

최근 비용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낙관론은 일본은행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BOJ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소비와 임금이 상승하고 있다"며 "분위기가 분명히 바뀌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일본에서 임금 상승과 더불어 인플레이션을 달성하는 초기 징후가 보인다"며 "다음 핵심은 일시적이지 않은 추세가 될지"라고 예상했다.

상품에서 서비스까지 가격 인상 폭이 확대된 것은 임금 및 서비스 가격 상승률이 정체되어 20년 이상 인플레이션을 억제해 온 일본 경제가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의미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지난 10년 동안 일본에서는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경제 전반에 뿌리를 내리며 고착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업들이 원자재 비용급등을 전가하기 시작하며 인플레이션이 일본은행 목표 2%를 넘겼고 1년 이상 그 수준이 유지돼 저물가에 대한 견해가 변했다.

5월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으며, 외식비는 7.1%, 레저비는 3.1% 올랐다.

근로자의 임금도 오르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올해 3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임금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또 내년 역시 취업난으로 인해 임금 인상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했다.

데이코쿠 데이터뱅크의 4월 설문에 따르면 일본 전역 호텔 85.2%, 레스토랑 78%가 구인난을 호소했다.

또 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소비자들은 더욱 대담해졌다. 21세의 한 일본인은 아버지가 올해 임금이 올라 자신과 동생에게 새 차를 사줬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초지일관 지속적 인플레를 강조하며 완화정책 의지를 지속했지만 최근 논조가 바뀌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히미노 료조 부총재는 최근 물가상승이 이전 예상과 달리 더 강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오르고 있다며 수입 비용만이 인플레이션의 유일한 이유가 아니라고 말했다.

지난달 정책회의에서 일부 일본은행 위원들은 물가와 임금 상승이 "기업 행동에 더욱 내재화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상승위험을 우려했다.

일본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세이사쿠 가메다는 로이터에 "지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볼 수 없었던 서비스 부문의 가격 인상이 인플레이션 성격을 바꾸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 가격의 상승폭이 일본은행 예상보다 더 확대되고 있다"며 "일본은행이 기대했던 임금 인플레이션 사이클을 목전에 두고 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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