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는 되는데…“벤츠는 카드로 사는 것 아니래요” 왜?
수입차 업계, 카드 결제 꺼려
캐피탈 상품 유도 소비자 피해
카드업계, 알면서 모르쇠 일관
신용카드 가맹점이 가맹점 수수료를 이유로 상황에 따라 카드 결제를 제한하고 있는 것인데,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 이런 관행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11일 벤츠, BMW 등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수입 신차 구입 시 카드 결제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차량 판매 딜러들이 이를 거부하거나 일부만 카드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현대, 기아 등 국내 브랜드 차량의 경우 이런 사례가 전혀 없다.
가령 8000만원짜리 벤츠 차량을 소비자가 카드 할부로 결제하면 가맹점 수수료가 약 160만원으로 2% 수준인데, 이렇게 차량을 판매하면 딜러사 입장에서 손해가 난다는 이유에서다. 차량 값을 깎아 파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것.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현금으로 차량을 구매하거나 중도상환수수료가 있고 금리가 더 비싼 캐피탈 상품을 사용할 것을 직간접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일부 딜러들은 차량 값의 일부만 카드 결제를 받기도 하는데, 이 모든 경우 결과적으로 딜러사 입장에서는 전혀 손해가 나지 않고 모든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이같은 행위는 사실상 신용카드 가맹점이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것으로 여전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개별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지만 표면적으로 이런 방식의 카드 결제는 여전법 위반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여전법 19조 1항은 ‘신용카드 가맹점이 신용카드로 거래한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카드로 결제하든 현금으로 값을 치르든 차등 대우를 원천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조항을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위반 사례가 어렵지 않게 확인되고 있지만 적용된 사례는 없다.
관련해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처벌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처벌을 하려면 경찰 조사가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수입차 업계에서 카드 결제를 꺼리는 것을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지만 대응에는 소극적이다. 신용카드 가맹점을 해지하는 것보다는 수입차 업계가 그 명맥이라도 유지하면 손해 볼 장사는 아니라는 계산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입장에서는 차량 전체 가격이 아닌 부분적으로만 카드 결제가 이뤄져도 남는 장사다. 수입차 업계는 약 2%를 카드 결제에 따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로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1억원짜리 차량에 2000만원만 부분 카드 결제가 발생해도 40만원의 수수료 수익이 카드사에 발생한다. 건당 결제 금액이 큰 수입차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이런 관행이 10년 넘게 지속되는 사이 카드업계는 손을 놓고 있고 소비자들에게만 그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 소비자들이 카드를 이용하면 캐시백 혜택에 더해 캐피탈 대비 상대적 저금리에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상품까지 이용할 수 있는데 이런 기회를 차량 구매 단계에서 박탈당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수입차 판매 총액은 12조736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2조2296억원)보다 4.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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