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근거리·새벽배송...엇갈리는 배송 전략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3. 7. 11. 15: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통기업들이 수익성을 고려한 배송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쿠팡, 컬리처럼 새벽배송에 사활을 걸면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려는 전략도 있지만, 최근엔 새벽배송 시장에서 철수하고 근거리 배송이나 정시 배송 등으로 선회하며 비용을 줄이는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11일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는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배달 서비스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점포를 거점으로 하는 ‘근거리 배송’ 강화다. 기존에는 3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을 제공해왔다. 특히 다음달인 8월까지 두 달간은 수박이나 생수, 쌀 등 무거운 제품을 1개라도 구매하면 금액과 관계없이 무료로 가져다준다. 무료 배달은 기존에 배송서비스를 제공해온 130여개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롯데슈퍼는 또 철원점 등 인구 밀집도가 낮은 지역에 위치한 32개 매장의 배달 가능 지역을 1km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현영훈 롯데슈퍼 슈퍼 운영부문장은 “근거리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강화해 매장 재방문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1시간 내외로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는 즉시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3만원 이상 무료 배송을 진행한 지난해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회사의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 퀵커머스 서비스 ‘쓱고우’ 2호점을 열고 수익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마트는 중소형 PP센터(픽킹·팩킹센터)를 대형 PP센터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남은 공간을 쓱고우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신세계는 시간대별 배송 정확도를 높이는 예약 배송에 주력하고 있다. 굳이 새벽에 물건을 받지 않아도, 언제 상품을 정확히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롯데쇼핑이 파트너십을 맺고 2025년에 국내에 첫 진출하기로 한 영국의 신선식품 기업 ‘오카도’도 예약배송에 강점이 있다. 오카도는 당일이나 다음 날은 물론 일주일 단위로 고객이 예약한 물품도 15분 단위로 배송 시간에 맞춰 배송한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전략은 새벽에 물건을 배송한다는 것 자체로 고비용 구조인데다 물류비와 인건비가 동반 상승하며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며 “이에 회사들이 무리하게 새벽배송 서비스를 펼치는 대신 즉시배송이나 예약배송 등 다른 형태의 배송도 가능하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컬리를 시작으로 쿠팡 등 이커머스에서 유통가의 정석으로 자리잡아가던 새벽배송 전략은 지난해 여러 유통 기업이 줄줄이 포기했다. 지난해 4월에는 롯데쇼핑의 ‘롯데온’, 5월 BGF리테일의 ‘헬로네이처’, 7월 GS리테일의 온라인몰 ‘GS프레시몰’ 등 잇따라 새벽배송을 중단했다.

반면 새벽배송으로 이름을 알린 컬리는 현재까지 계속 새벽배송 전략을 고수 중이다. 컬리는 이달 초 경기도 평택시에 회사가 보유한 물류센터 중 최대규모의 센터 문을 열었다. 축구장 28개 크기다. 이를 통해 새벽배송 지역을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남부와 충청권 일부 지역까지 키웠다. 쿠팡도 전국 30개 지역에 6조2000억원을 투자해 100여곳 이상의 풀필먼트센터(FC)를 완비하며 새벽배송 전략을 위한 규모의 경제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