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반도체 죽쒀도 미래 투자 못멈춰"…자금 확보 총력

신건웅 기자 2023. 7. 1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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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한파'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제조사들의 자금 조달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렸고, SK하이닉스는 채권발행에 이어 자산을 매각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설비투자액은 53조1153억원이며, 90.1%인 47조8717억원이 반도체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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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DC서 20조 조달…SK하이닉스는 채권발행 이어 자산 매각
대규모 시설 투자 지속…"투자 멈추면 시장 반등 시 점유율 뺏겨"
ⓒ News1 DB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메모리 한파'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제조사들의 자금 조달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렸고, SK하이닉스는 채권발행에 이어 자산을 매각했다. 미국 마이크론도 대규모 증자를 단행했다.

첨단 산업 경쟁 속 시장 우위 점하기 위해 미래 투자를 멈출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 적자가 나더라도 투자를 게을리하면 시장 반등 때 점유율을 뺏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이천캠퍼스의 수처리센터를 SK리츠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달 내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올 하반기 중 자산 양수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매각 대금은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자산 처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8년 SK로부터 3086억원에 구입한 분당 정자동 소재 U-타워를 지난해 5월 5072억원에 매각했다.

채권 발행도 진했다. 올해 초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연계채권(SLB)에 이어 2조2377억원에 달하는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다른 반도체 회사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메모리 1위인 삼성전자(005930)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SDC)로부터 20조원을 빌리기로 했다.

메모리 3위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역시 지난 4월 15억달러(약 1조9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생에 나섰다.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건설 현장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반도체 업체들의 잇단 자금 조달은 미래를 위한 투자 목적이 크다. 메모리 3사 모두 대규모 팹(Fab) 건설이 한창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반도체 팹을 건설 중이다. 용인에도 2042년까지 300조원 이상을 투자해 5개 이상의 팹을 지을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 M15X 팹을 신설 중이며, 복지·사무 복합공간 건설 역시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는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짓기로 했다.

마이크론 역시 인도와 중국, 일본 투자 등을 진행하거나 계획 중에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설비투자액은 53조1153억원이며, 90.1%인 47조8717억원이 반도체에 집중됐다. 연구개발비도 24조9292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시설투자액으로 19조6500억원을, 연구개발비용으로 4조9053억원을 집행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투자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다. 업황 악화를 이유로 투자를 게을리하면 시장 반등 시 시장 점유율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 사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기 침체기에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원 확보를 위해 투자를 중단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며 "저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답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과감하게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이 경기의 흐름이 바뀔 때 우위에 설 것"이라며 투자를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꾸준한 투자와 기술 혁신은 업황 반등 시기가 올 때, 진가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여기에 비핵심자산 매각으로 인한 관리 비용 절감 효과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산업 설비투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차입을 통한 투자뿐 아니라,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자산효율성과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려는 트렌드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맞춰 비핵심 자산인 수처리센터의 유동화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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