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 청문회서 때아닌 '전·현직 대법원장' 공방…조국도 소환
'고액보수' 논란에 野 "투잡 뛰었나"…與도 "국민 눈높이 안맞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여야는 11일 권영준(53·사법연수원 25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명수 대법원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소환하며 때아닌 신경전을 벌였다.
여당은 김 대법원장이 지난 2021년 법관 탄핵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던 문제를 꺼냈고, 야당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 거래 의혹으로 맞받았다.
김 대법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양 전 대법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각각 임명된 인사다.
국민의힘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김명수 사법부' 6년 동안 많은 사람이 사법부의 이념적 편향화를 걱정했다"며 "대법관이 된다면 사법부의 '탈정치화'를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같은 당 김승수 의원은 권 후보자가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에 대한 서면질의에 '구체적인 사안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한 것을 두고 "잘못했다고 소신있게 말해야 한다"며 "김 대법원장이 사법부 권위를 실추시킨 사건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법원장은 2020년 5월 22일 현직이었던 임성근 전 부장판사 요청으로 가진 면담에서 국회의 탄핵안 의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표 수리 요청을 반려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후 김 대법원장 측은 당시 탄핵을 이유로 사표를 반려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으나 임 전 부장판사가 탄핵이 언급된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거짓 해명 논란까지 일었다.
최형두(국민의힘)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도마 위에 올려 "김명수 사법부의 가장 큰 문제는 늑장 재판으로, 조국(전 법무부 장관) 재판 1심에만 3년 2개월이 걸렸다. 정의를 일부러 지체시키고 은폐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임명되면 신속한 정의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양승태 대법원'에서 사실상 재판 거래를 하고 법관들 블랙 리스트를 만드는 '사법농단'을 자행했다"며 "사법부의 독립성을 사법부 스스로가 포기한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민주당은 권 후보자가 지난 2018∼2022년 7개 로펌에 의견서를 써주고 18억1천만원의 보수를 받은 점을 일제히 비난했다. 여당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서울대 교원인 후보자가 의견서를 대가를 받아가며 쓴 것은 금지된 영리 행위를 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상당한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의견서를 매년 11∼15건 낸다는 것이 교수로 재직하며 가능한 일인가"라고 반문했고, 민형배 의원도 "자칫 '투잡' 뛴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회재 의원은 "권 후보자는 의견서를 통해 주로 가진 자들을 대변했는데 과연 대법관으로서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워낙 후보자가 뛰어난 실력을 가져 많은 의견서를 썼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그래도 18억원이라는 금액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물론 수업과 연구에 충실하면서 의견서를 썼겠지만. 서울대 교수로, 최고의 대학에서 누리는 명예와 더불어서 이익을 좇았다는 비판 시선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점은 곱씹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는 임명제청 과정과 관련한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서 대립했다.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대법관 후보자)최종 임명 제청 대상자 2명을 선정하는 과정에 대통령실의 이를테면 입김이 있었다"며 대법관 추천위원회의 대법관 후보자 심사 대상자 37명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전 의원은 "대법관 후보자 제청 과정에 대한 자료를 내라는 것은 아무리 인사 검증의 자리라도 과도한 요구"라며 "대법원의 중립성과 독립성과 관련된 자료"라고 맞받았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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