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로 나가는 K-드라마, 논란도 ‘글로벌’[스경연예연구소]
글로벌로 나아가는 K-드라마의 위상답게 그 논란 역시 글로벌화됐다. 최근 국내 드라마 속 다른 나라나 인종, 문화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생긴 설정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해외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가장 뜨거운 논란이 생긴 작품은 JTBC 주말극 ‘킹더랜드’다. 국내에서는 12%의 시청률을 넘어섰고, 해외에서도 넷플릭스 시리즈 비영어 작품 톱 10중 1위에 오르기도 하는 등 인기가 높은 ‘킹더랜드’는 아랍문화 왜곡과 관련된 논란에 맞닥뜨렸다.
지난 8일과 9일 방송된 ‘킹더랜드’ 7회와 8회에서는 아랍에서 온 왕자 사미르와 관련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사미르는 킹 호텔의 본부장인 주인공 구원(이준호)과 유학시절 앙숙이었던 친구로 등장했다. 그는 자신을 환영하는 천사랑(임윤아)을 보고 첫눈에 반해 구애를 펼친다.
그런데 넷플릭스를 통해 이 작품의 최신화가 전 세계에 방송되자 아랍권 시청자들은 ‘킹더랜드’가 아랍문화를 존중하지 않았다는 비판적인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일단 아랍문화권에서는 술이 금지돼 호텔에서 여러 명의 여성과 함께 술을 즐기는 모습이 사실과 다르고, 클럽에서 처음 만난 여자에게 추파를 던지는 등의 모습이 틀렸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아랍권 시청자를 중심으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관련 장면을 삭제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일부에서는 인도 출신 배우 아누팜이 사미르 역을 연기한 부분을 문제삼기도 했다.
결국 제작진은 공식 입장을 내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지역, 지명은 모두 가상의 설정”이라며 “특정 국가의 왕자로 묘사하지 않았다”며 문화권 왜곡의 의도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며,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섬세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경을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파급력이 높아진 K-드라마의 설정이 일부 국가나 문화, 인종 시청자들의 심기를 거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공개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수리남’은 극의 제목이자 배경으로 중남미 국가인 수리남을 사용해 수리남 정부로부터 직접 비판을 받았다.
작품은 수리남의 마약시장을 장악한 한국인 마약왕을 잡으려는 국정원과 민간인 사업가의 공조를 다뤘다. 하지만 극 중 수리남이 마약이 판치고, 대통령까지도 이권에 움직이는 인물로 묘사되자 수리남 정부가 반발했다. 당시 알베르트 람딘 수리남 외교장관은 “제작사를 상대로 법적인 대응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제작사와 넷플릭스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역시 지난해 9월 방송된 tvN 드라마 ‘작은 아씨들’ 역시 역사 왜곡 논란을 빚었다. 문제가 된 부분은 극 중 인물의 베트남 전쟁 참전경력을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한국 군인이 베트콩 병사 20명을 죽일 수 있다” “한국 군인은 베트남 전쟁의 영웅이다”라는 대사가 베트남 측으로부터 전쟁을 왜곡했다는 반발을 샀다.
결국 베트남 방송전자정보국이 베트남 넷플릭스에 이를 삭제해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사흘 만의 드라마 전편이 삭제됐다. 이에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현지 방송 중단을 확인하면서 “논란을 빚어 죄송하다. 향후 콘텐츠 제작에 사회적, 문화적 감수성을 고려해 더욱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지난 2021년 방송된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 3에서는 극 중 알렉스 리로 분한 배우 박은석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문제가 됐다. 레게머리와 문신 등을 하고 나타난 그는 주인공 로건 리(박은석)의 친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레게머리 등 흑인의 정체성이 담긴 모습을 갱스터의 상징인 것처럼 해석한 장면에 국내외 시청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결국, 연기자 박은석 스스로가 장문의 사과문을 남기는 등 진화에 땀을 빼야 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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