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쏘’ 키워, 말어? 쪼그라든 수소차 시장에 현대차 고민
수소셀전기차(FCEV)가 순수 배터리전기차(BEV)에 밀리며 글로벌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이에 수소차 시장을 주도해 온 현대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1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5월 전세계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외연이 쪼그라 들었다. 이 기간 전 세계에 팔려 나간 수소차(상용차 포함)는 6338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4% 줄었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리더 격인 현대자동차 경우, 같은 기간 FCEV인 ‘넥쏘’와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를 2807대 판매해 시장 점유율 면에선 ‘44.3%’로 선두를 유지했으나, 판매량으로 보면 넥쏘의 판매 부진으로 수소차 카테고리 부문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6.1%까지 줄어 든 성적표다.
반면 토요타는 5월 한 달간 미라이가 넥쏘(353대)보다 많은 525대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점유율 26.4%로 현대차와의 격차를 17.9%포인트까지 좁혀왔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시장 점유율 41.5%로 전세계 수소차 시장 1위를 유지했다. 이어 중국업체가 전년(703대)보다 164.2% 증가한 1857대를 팔아 29.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미국을 제치고 2위에 자리했다. 미국에서는 1354대가 판매돼 전년보다 21.2% 증가하며 21.4%의 점유율을 보였다.
수소차 시장의 축소에 대해 SNE리서치는 “탄소중립을 위해 친환경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배터리 전기차는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는 반면 수소차 시장은 역성장세”라며 “이는 지적되고 있는 수소 충전 인프라 부족에 수소 자체에 대한 충전 비용 상승, 그리고 국내 경우엔 넥쏘로 한정된 모델 등이 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수소차가 가장 많이 팔린 국가가 배터리전기차 기술 경쟁력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한국이란 점은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현대차가 2018년 3월 출시한 ‘넥쏘’는 5년간 내수시장에서 누적 판매대수 3만1995대(2023년 5월 기준)를 기록했지만, 여전한 충전인프라 부족, 턱없이 부족한 정비센터 등으로 차주들의 불만은 줄지 않고 있다.
이에 현대차가 ‘찾아가는 이동형 수소 충전소’ 등 다양한 형태의 충전 인프라 확장을 고려 중이지만, ‘시장 규모 자체가 줄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달 상품성을 개선한 ‘2024년형 넥쏘’를 출시했다.
수소충전 시스템, 구동 모터, 연료전지 등 FCEV 주요 핵심 부품들 변경없이 실내 공조기 애프터 블로우 기능 및 USB C타입 충전기 등 고객 선호 사양들을 추가한 넥쏘다. 또 와이드 선루프, 루프랙과 19인치 휠&타이어를 선택사양으로 더한 모델이다. 가격은 세제혜택 적용 시 6950만원이나 올해 서울시 기준 보조금 3250만원(국비 2250만원, 지자체 1000만원)을 모두 받게 되면 실제 구매가는 3700만원까지 내려간다. 신형 쏘나타 인스퍼레이션 트림이 3556만원부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가성비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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