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 대법관 후보 “2년간 관계 맺은 로펌 사건 다 회피할 것”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sgmaeng@mkinternet.com) 2023. 7. 1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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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권영준 신임 대법관 후보자(53·사법연수원 25기)가 대법관이 되면 과거 법률의견서를 작성해줬던 대형로펌의 모든 사건에 대해 회피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11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법률의견서를 제출한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회피할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당연히 회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이 정한 바에 따라서 어떤 관계를 맺은 로펌이라도 모두 신고하고 회피 신청하겠다”면서도 “공정성을 해할 만한 상황인지, 직무수행을 못 할 만한 상황인지는 대법원장이 판단하게 돼 있다”고 했다.

권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8~2022년 7개의 대형로펌이 맡은 38개 사건에 대해 법률의견서 63개를 제출하고 18억 1562만원(세후 6억 9698만원)을 받았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에 올라온 대형 로펌의 사건이 많을 것이다. 상당수 사건을 회피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권 후보자는 “공정성을 해할 상황인지, 직무수행을 못할 상황인지는 대법원장이 판단하게 돼 있다”며 “(당사자가) 기피 신청을 할 필요 없도록 제가 관련한 모든 사건에 대해 회피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볼 때 고액의 소득을 얻게 된 점에 대해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서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독립적 지위에서 학자의 소신에 따라서 의견서를 작성·제출했지만 공정성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에서 정한 모든 신고·회피 신청 절차를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청문위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에는 “구체적인 사건 정보와 의견서를 제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비밀유지의무 논란이 있고 의견서가 로펌의 정보라고 볼 여지도 있다. 국내 법원에 제출된 경우에는 공개가 제한되는 소송기록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다”며 “법적 의무를 위반했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 후보자는 이날 인사말에서 “개인적 유익만 추구하기보다는 공동체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려고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돌이켜 보면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점도 많다”며 “더 성실하고 철저하게 살지 못하였다는 아쉬움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관으로 임명된다면, 더 낮은 마음으로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겠다. 다수의 큰 함성뿐 아니라 소수의 작은 목소리도 경청하고, 정치적 중립성과 사법부의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겠다”며 “보수와 진보의 구도를 벗어나 미래로 향하는 사법부의 일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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