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과 동반성장은 필연…라운즈에게도, 안경원에게도 서로가 필요합니다”
어리숙한 17살 고등학생 이랑은 가상피팅 기능으로 자신에게 딱 맞는 안경을 찾는다. 새 안경으로 달라진 인상만큼이나 자신감도 높아지고, 안경과 안경원을 접점으로 짝사랑하던 친구 혜리와의 거리도 급진전한다.
라운즈(ROUNZ)가 지난 6월 선보인 브랜드 필름의 줄거리다. 감각적인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를 연상시키는 2분 50초 분량 영상 곳곳에 라운즈가 제공하는 고객 경험과 안경원과의 상생이라는 핵심 가치를 담았다.
이스트소프트 자회사인 라운즈는 실시간 가상피팅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안경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실시간 가상피팅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을 비추면 마치 안경을 시착한 모습을 증강현실(A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매장에 가지 않고도 다양한 안경테를 시착해볼 수 있고, 인공지능 분석으로 내 얼굴형에 맞는 안경테 스타일도 추천받을 수 있다.
시착(피팅)은 원래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는 없는 오프라인 매장 고유의 경험이다. 가상피팅 기술은 이 경험을 온라인으로 불러온다. 하지만 라운즈는 오프라인 시장을 잠식하는 게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하나의 채널, 즉 ‘옴니채널’로 묶는 역할을 한다. 안경테와 달리 렌즈는 의료기기라 온라인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온전한 안경 쇼핑 경험을 제공하려면 오프라인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라운즈가 오프라인 안경원과의 상생하는 길을 선택한 이유다.
AI 기술로 정체된 안경 사업을 혁신하겠다는 라운즈의 취지에 안경원들도 동참했다. 현재 700여 곳에 달하는 안경원이 라운즈와 손을 잡았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자리 잡은 아이페이스 안경원 또한 라운즈의 파트너 안경원 중 한 곳이다.
1997년 안경과학과 졸업 후 지금까지 안경사로 일하고 있는 김은호 안경사는 지난 2017년 정발산역 인근에 아이페이스 안경원을 열고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안경사로 근무하며 이커머스의 부상, 코로나19 등 세월의 풍파도 모두 겪었다.
김 안경사는 특히 이커머스가 부상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단순히 구경만 하거나 피팅만 하는 손님들이 늘어났다고 말한다. 매장을 마치 온라인 쇼핑몰을 위한 쇼룸처럼 여기는 셈이다. 다행히 라운즈와 손을 잡으면서 온라인 쇼핑 수요를 일부나마 매장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고객이 라운즈에서 구매한 안경테를 아이페이스 안경원과 같은 파트너 안경원으로 배송받는 ‘안경원으로 배송’ 서비스 덕분이다.
고객 입장에선 어차피 안경테를 들고 렌즈를 맞추려 안경원을 찾는 수고를 덜 수 있고 안경원 입장에선 렌즈 판매 과 더불어 고객 유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김 안경사는 “한 달에 네다섯 명 정도는 라운즈 안경테를 픽업하며 렌즈를 맞춰간다”고 말했다.
아직 전체 방문객 10% 내외라 매출 신장 체감 효과는 크지 않지만, 손님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것으로도 의미를 지닌다고 김 안경사는 말한다. 라운즈를 통해 안경원을 방문한 고객들을 상대로 적절한 응대와 영업만 한다면 단골로 만들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파트너 안경원에 설치되는 ‘라운즈 미러’ 또한 매장 운영에 돕는다. 라운즈 미러는 일종의 키오스크 겸 디지털 카탈로그 역할을 한다. 라운즈 미러를 활용하면 라운즈 앱처럼 가상피팅과 얼굴형 맞춤 안경테 추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라운즈 자체 안경테 상품을 끼고 라운즈 미러를 보면 이를 인식해 가격까지 알려준다. 라운즈 앱에서 누릴 수 있는 특유의 커머스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그대로 옮겨놓는 역할이다. 김은호 안경사는 “매장에 들리는 손님 대부분이 라운즈 미러를 신기해 하며 체험해보곤 한다”고 말했다.
해당 안경원으로 배송된 안경테 판매 수익의 일부를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점도 매장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김은호 안경사는 설명했다. 이렇게 쌓인 포인트는 안경원들을 위한 B2B 쇼핑몰인 ‘라운즈 파트너스’에서 안경원 운영에 필요한 자재나 PB 상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지난달 브랜드 필름 런칭과 함께 시작한 캠페인도 오프라인 안경원과의 상생의 의미를 더했다. 오는 31일까지 매장 내 브랜드 필름 포스터 인증샷을 찍으면 600명을 추첨해 20만 원 상당 안경테와 렌즈 지원금 2만 원을 지급하고, 안경원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는 2만 원 상당의 카카오톡 선물하기 상품권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모두 파트너 안경원과 고객 사이 접점을 늘리려는 시도다.
상생을 위한 이러한 노력에도 라운즈를 곱게 보지 않는 안경사들도 아직은 존재한다. 여전히 라운즈를 오프라인 매장들을 위협하는 이커머스 사업자로 보는 시선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김은호 안경사를 비롯해 라운즈를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영세 오프라인 안경원은 이커머스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고, 라운즈는 렌즈 판매라는 빠진 퍼즐 조각을 파트너 안경원과의 협력으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상생 관계는 필연적인 셈이다.
김 안경사는 “이커머스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걸 그대로 바라만 보고 있으면 그대로 시장을 빼앗길 거라 생각한다”면서 “가만히 바라만 보기보다는 라운즈와 공생하는 길을 모색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스프소프트 한동윤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이렇게 동참해 주시는 분들과 함께 정체된 안경 사업에 O2O(온·오프라인 연계)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 나가는 게 라운즈의 목표”라며 “파트너 안경원들이 저희에게 도움을 주시는 만큼 저희 또한 파트너 안경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며 함께 성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휴가지 2위는 미국…1위는?
- “차 빼달라”는 여성에 침뱉고 폭행한 전직 보디빌더 구속영장 기각 왜?
- 주차장서 레슬링 한 만취男들, 포르쉐 수리비 1500만원 나오자 “돈 없다”(영상)
- ‘TV수신료 분리징수’ 국무회의 의결… 12일부터 전기료와 분리납부 신청 가능
- “미국도 아니고…” 국내 카페 등장한 ‘팁 박스’에 눈살
- 故 최진실 딸, 외할머니 주거침입으로 신고 “손자가 봐달라고 했는데”
- 빌린 외제차 타고 재벌 행세한 20대男…女 감금해 수천만원 뜯어내
- 박원순 선대위원장 출신 교수 “나도 여제자 손목 잡아 격려”
- 바이든의 두 얼굴?…“사석에선 보좌관에 폭언” 美매체 보도
- “야이 XX아 ‘뜨밤’ 보내세요”…초6학생이 교사에게 한 말 [e글e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