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도 좋지만 형 자존심은 세워줘'…두 남자만의 은밀한 대화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수원 곽경훈 기자] '태그 한 번에 주자와 1루수는 의미심장한 미소'
KIA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의 경기에서 5-1로 승리하며 5연승 질주를 했다.
3-1로 뒤지던 6회말 2사 KT 김상수는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산체스에게 깔끔한 안타를 때리고 1루로 출루했다. 발이 빠른 김상수를 의식한 듯 KIA 산체스는 여러번의 견제를 했다. 특히 왼쪽 무릎을 굽혔다 피며 견제 페이크 동작은 취한 뒤 세트 포지션에 들어갔다. 그런 뒤 1루로 몸을 비틀어 바로 견제에 들어갔다.
처음보는 견제에 김상수는 몇 번을 당황하며 1루로 귀루했다. 이번에도 산체스는 같은 동작으로 1루 주자를 견제했다. 볼을 받은 KIA 최원준 1루수는 김상수를 태그하면서 글러브로 김상수의 중요 부위를 쳤다.
베테랑 김상수는 중요 부위를 두 손으로 막고는 있었지만 글러브 태그에 화들짝 놀랐다. 뜻밖의 상황에 최원준도 조금 당황했고, 두 사람은 짧은 이야기를 나눈 뒤 미소를 지으며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최원준도 태그하면서 실수로 선배의 급소 부위를 때린 것에 대한 민망했고, 김상수도 진지한 상황에서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었다.
역전 찬스를 노렸던 김상수는 후속 타자 황재균의 삼진으로 아쉽게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김상수는 기아와의 경기에서 2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때리며 선전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기아 산첸스의 견제에 1루주자 김상수가 황급히 귀루하고 있다.
▲산체스의 강한 견제구를 기아 1루수 최원준이 잡고 있다.
▲선배 김상수의 다소곳한 포즈를 보며 최원준이 살짝 미소를 보이고 있다.
▲다시 경기가 시작되자 김상수(왼쪽)과 최원준이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KT 선발 배제성은 5⅓이닝 3실점(3자책) 6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으로 시즌 6패(3승)째를 기록했고, 코뼈 골절 부상을 당한 뒤 복귀한 이호연은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한편 김상수는 지난해 11월 24일 4년 총액 29억 원에 KT와 FA 계약했다. 지난 2019년 첫 FA 당시 3년 총액 18억 원에 삼성에 잔류했던 그는 두 번째 FA를 맞아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KT 구단의 적극적인 구애로 대구를 떠나 수원에 둥지를 틀었다.
[1루주자 김상수를 태그하는 기아 최원준의 손 위치가 절묘하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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