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EEZ 침범' 트집 잡아 도발 명분…군사 행동 나서나

남빛나라 기자 2023. 7. 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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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 공군 전략정찰기 비행을 트집 잡아 비난 담화를 24시간 동안 3차례나 쏟아낸 배경은 무력 도발의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두 차례 담화에서 한미를 위협한 목적이 도발을 위한 의도된 행보라는 것이다.

같은 날 밤엔 대남·대미 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부부장이 나서 미국이 해상군사분계선을 넘어 경제수역을 침범했다면서 "단호한 행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위임에 따라 반복해 경고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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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동안 3차례 담화 쏟아내며 맹비난
한반도 긴장 국면 조성해 내부 결속 의도
"열병식에서 김정은 군사 지도자상 내세울 것"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사진 = 조선중앙TV 캡처) 2023.07.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북한이 미 공군 전략정찰기 비행을 트집 잡아 비난 담화를 24시간 동안 3차례나 쏟아낸 배경은 무력 도발의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두 차례 담화에서 한미를 위협한 목적이 도발을 위한 의도된 행보라는 것이다. 김 부부장이 '위임'을 내세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됐단 사실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찰위성 발사 실패로 자존심을 구긴 북한이 다가오는 전승절을 기점으로 군사 행동을 벌여 존재감을 과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0일 새벽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미군이 "영공까지 무단침범"했으며 "미 공군 전략정찰기가 조선동해상에 격추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밤엔 대남·대미 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부부장이 나서 미국이 해상군사분계선을 넘어 경제수역을 침범했다면서 "단호한 행동으로 대응할 것임을 위임에 따라 반복해 경고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침범 범위를 '영공'에서 '경제수역'으로 바꾼 부분이 눈에 띈다. 영해 기준선으로부터 200해리 내에서 설정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은 천연자원 탐사 등에 대한 경제주권이 인정되지만 국제법상 영토, 영공과 더불어 국가의 주권이 배타적으로 미치는 범위인 영해(12해리)와는 다른 개념이다.

EEZ를 외국 군용기가 지나는 건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단 게 중론이다. 북한이 국가안보 목적으로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항공기를 식별하고 통제하도록 각국이 임의로 설정한 방공식별구역(ADIZ)과 EEZ를 동일 선상에 놓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무리 있는 주장을 전개하는 배경엔 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오는 7월27일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을 맞아 긴장 국면을 조성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담화들을 보면 단순한 경고를 뛰어넘어 실제 군사적으로 행동하겠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며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만회하고 전승절 열병식에서 김정은의 군사적 지도자상을 내세우려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5월 발사 후 서해에 추락한 북한 정찰위성은 한미 군당국으로부터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방성 담화는 1969년 EC-121 해군 전자정찰기와 주한미군 OH-58 정찰헬기 격추 사건 및 2003년 RC-135 정찰기에 대한 북한 유인 사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북한이 행동에 나서긴 할 것이란 예측에 힘이 실리는 부분이다.

다만 북한 방공 능력상 격추가 현실화할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군이 심각한 군사적 도발인 격추에 강력 대응할 텐데 북한이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미군 정찰기는 고고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북한 영공에 근접하지 않는 한 북한이 격추하긴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동해, 서해상에서 국지도발을 벌이거나 무인기를 띄울지 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억지 주장으로 도발 명분을 만들고 우리 정부가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앞으로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할 굵직한 이벤트들이 예정돼있다.

북핵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하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가 오는 18일 서울에서 열린다.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은 이달 중 한반도에 기항할 것으로 예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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