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송영길 전대 준비 `SYG 전략`, 먹사연이 비용 대납"

강현철 2023. 7. 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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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60)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5·2 전당대회' 1년 전부터 당 대표 출마 전략을 연구했고, 이 과정에서 공익법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가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2020년 4월부터 박씨, 먹사연 소장 이모씨와 함께 당대표 경선 전략 등을 논의하는 '정무기획회의'를 운영하며 본격적으로 경선 준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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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인 먹사연이 여론조사·컨설팅 비용 대신 지불"
前보좌관 구속영장에 명시
전 보좌관, "먹사연 자체 의사결정"…혐의 전면 부인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전 보조관 박용수씨가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60)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5·2 전당대회' 1년 전부터 당 대표 출마 전략을 연구했고, 이 과정에서 공익법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가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53)씨의 구속영장에 그가 먹사연과 함께 송 전 대표 당선을 도운 구체적인 과정을 담았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2020년 4월부터 박씨, 먹사연 소장 이모씨와 함께 당대표 경선 전략 등을 논의하는 '정무기획회의'를 운영하며 본격적으로 경선 준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했다.

2020년 5월 박씨는 컨설팅업체 '얌전한고양이'에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를 의뢰해 '송영길의 당대표 당선 가능성이 높고, 친문(친문재인) 지지도가 매우 중요하며, 2040세대 약세를 극복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를 받았다. 이후 여론조사비용으로 550만원 지급을 요청하는 견적서를 받자 이씨에게 요청해 먹사연 자금으로 대납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당시 '얌전한고양이' 대표 전모씨가 애초 전송한 견적서에는 '송영길 의원님'이 수신자로 지정돼 있었으나, 비용을 대납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먹사연으로 바꾸도록 박씨가 요청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송 전 대표 측은 2020년 8월 전당대회에 불출마한 이후 이듬해 전당대회 당선을 노리며 정치적 인지도와 긍정적 이미지를 높이고자 한층 본격적으로 컨설팅에 나섰다.

2020년 7∼8월 박씨는 전씨에게 '송영길의 PI(퍼스널 아이덴티티·개인정체성) 전략 수립 및 리더십 강화' 등 총 9570만원 상당의 컨설팅을 제안받았는데 연간 수입 한도가 1억5000만원인 정치자금으로는 부담이 어렵다고 보고 다시 먹사연 자금을 쓰기로 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결국 먹사연은 총 8690만원의 컨설팅 비용을 대납했고 얌전한고양이는 '송영길 의원 SNS 활동 분석', 'SYG 의원님 전략조사 결과 보고', 'SYG 좌담회 결과 보고' 등의 컨설팅을 수행했다.

여기에는 "노동운동 등 과거 이력을 알려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하고 인간적인 멘토의 이미지를 부각하며 소위 '킬러 콘텐츠'에 해당하는 정책적 이슈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검찰은 박씨가 먹사연 사무실에서 전씨로부터 이들 컨설팅 결과를 대면보고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SYG 좌담회 결과'를 보고받을 때는 송 전 대표도 참석했다고 박씨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도 박씨가 먹사연 명의의 허위 계약서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씨가 '실제와 다르게 발행하면 나중에 정치자금법 위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만류했지만 박씨가 거듭 요청하며 관철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계약서 내용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전씨에게 "먹사연에서 진행하는 용역인 것처럼 계약서를 써달라"고도 요구했다.이에 따라 전씨는 실제 컨설팅 내용과는 다른 '문재인 정부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국민인식 여론조사 계약서', '21대 국회 원내 정당들의 2022년 집권전략 연구에 대한 계약서', '먹사연 홍보전략 수립에 관한 컨설팅 계약서' 등 3개의 허위 계약서를 써준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 측은 검찰 조사 결과가 사실과 다르다며 혐의를 전부 부인하고 있다. 박씨 측은 "구속영장에 송 전 대표(의 관여)는 거론도 없다"며 "먹사연 용역보고서는 자체 의사결정으로 진행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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