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가 '직접 설득해도' 영입 못한 오타니, LAD 삼고초려 마침내 성공할까
미국 유력 매체 LA 타임스는 10일(한국시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야구 선수인 오타니가 지난 주말 (다저 스타디움에) 많은 관중과 미디어를 데려왔다"면서 "올해 그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야구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지만, 다음에 나타날 때는 홈 팀의 일원이 될 수도 있다"고 LA 다저스 구단의 오타니를 향한 관심을 전했다.
오타니는 지난 주말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LA 다저스 간 프리웨이 시리즈에서 타자로만 출전해 7타수 4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두 경기 모두 팀은 패했으나, 오타니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사이클링히트에서 2루타 하나 빠진 3안타 경기를 하면서 왜 자신이 MVP 후보인지를 입증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오타니는 원정팀 선수임에도 LA 다저스 선수들과 팬들로부터 많은 환대를 받았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가 돼 최소 5억 달러 이상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그가 LA 다저스를 선택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우승을 원하는 오타니에게 동양인 야구선수 영입에 적극적이고 꾸준히 우승에 도전했던 팀인 LA 다저스는 최적의 행선지로 여겨지고 있다. 익명의 한 LA 다저스 선수는 "우리 팀이 오타니에게 엄청난 제안을 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하며 탬퍼링(사전 접촉) 논란까지 나오기도 했다.
LA 타임스는 "LA 다저스의 이번 겨울 최고의 목표는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 오타니는 가장 탐나는 FA가 될 예정이며 LA 다저스는 그를 영입하길 바란다. 이번 영입 시도가 처음은 아니다"라고 그동안 LA 다저스가 오타니 영입에 공 들인 뒷이야기를 전했다.
오타니를 향한 LA 다저스 구단의 관심은 그가 하나마키 히가시 고등학교에서 뛰던 때부터 시작됐다. 2012년 겨울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호하고 있었고 일본프로야구(NPB) 측에도 자신을 드래프트하지 않길 바랐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그 당시 오타니가 가장 선호하는 메이저리그 팀은 LA 다저스였다. 일본인 스카우트 코지마 케이이치가 꾸준히 오타니를 찾아가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단지 2012년말의 LA 다저스는 국제 아마추어 계약금이 1만 달러밖에 남지 않았고, 오타니를 투수로만 육성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에 반해 NPB의 니혼햄 파이터스는 유일하게 투·타 겸업을 제안했고 결국 오타니는 니혼햄을 선택했다.
두 번째 기회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2017년 겨울에 있었다. 이때 오타니는 NPB에서 투·타 겸업으로 팀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퍼시픽리그 MVP를 수상하는 등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여줬다. 그 때문에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투·타 겸업을 원했고 자신을 영입하기 바라는 모든 팀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요구했다. LA 다저스는 이 프레젠테이션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팀 내 투·타 핵심 선수인 클레이튼 커쇼, 터너를 파견해 직접 설득에 나섰다. 이때 참여한 로버츠 감독이 "우리는 오타니를 잡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할 정도로 공을 들였지만, 이번에도 투·타 겸업 부분에서 협상은 결렬됐다.
2017년 당시에는 내셔널리그(NL)에 지명타자 제도가 없었고(2022시즌부터 폐지) LA 다저스는 오타니를 6인 선발 로테이션과 한 해 300~400타석에 들어서는 것을 제의했다. 등판 후 다음 날에는 대타, 그 외에는 코너 외야를 뛰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오타니는 온전히 투·타 겸업을 집중할 수 있는 지명타자 자리를 원했고 LA 다저스 포함 내셔널리그팀에는 방법이 없었다. LA 타임스는 "LA 에인절스로 가기로 한 오타니의 결정은 충격적이었다. LA 에인절스는 근 10년간 포스트시즌에서 승리가 없는 팀이었고 그들은 강력한 후보로 분류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는 231만 5000달러에 트라웃이 있는 LA 에인절스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타자만 놓고 봐도 홈런 메이저리그 전체 1위(AL 1위), 타점 공동 2위(AL 2위), 출루율 8위(AL 2위), 장타율 1위, OPS 1위 등 주요 공격지표에서 최상위권으로 MVP 1순위로 꼽힌다. 그 때문에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자신의 SNS에 "오타니는 아마도 최고의 야구 선수일 것이다. MVP 레이스는 올스타브레이크 전에 종료됐다. 이번엔 정말 끝났다(Shohei Ohtani is the best baseball player, maybe ever. MVP race is over before the All-Star break. Case is really closed this time.)"고 말했다.
그에 반해 LA 에인절스는 역대 최고액 FA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LA 다저스는 여유만만이다. 오타니 영입을 위해 밑 작업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 지난해 겨울 LA 다저스는 지명타자 자리를 두고 다년계약을 원하는 저스틴 터너(보스턴 레드삭스·1+1년 최대 2170만 달러)와 연장 계약을 하지 않고, 1년 계약이 가능하다고 밝힌 J.D.마르티네스(1년 1000만 달러)를 FA 영입했다. 마찬가지로 다년계약을 원하는 투수 타일러 앤더슨(LA 에인절스·3년 3900만 달러)와 앤드류 히니(텍사스 레인저스·2년 2500만 달러) 대신 노아 신더가드(1년 1300만 달러)를 FA로 데려왔다. 선발 투수와 지명타자 모두 오타니의 포지션으로 그의 자리를 비워뒀다는 뜻이다.
포지션과 팀 총연봉으로 모두 단년 계약으로 처리한 덕분에 LA 다저스의 2024시즌 팀 총연봉은 최소 6700만 달러에서 시작하게 된다. 내년 메이저리그 사치세 1차 한도는 2억 3700만 달러로 LA 다저스는 최소 5억 달러 이상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타니의 연봉을 감당할 수 있다. LA 타임스는 "오타니는 6억 달러까진 아니라도 5억 달러 이상에 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 시즌에 5000만 달러를 벌 수 있는데 LA 다저스는 그의 연봉을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5년 전 LA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영입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고 그가 선호하는 해안가에 연고를 두고 있는 메이저리그 팀들은 모두 달려들 것으로 예상됐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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