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안성시장 “시민과의 약속, 무거운 책임감으로 지켜갈 것” [인터뷰]

박석원 기자 2023. 7. 1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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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안성시장. 안성시 제공

 

“저는 매일 아침 자문합니다. 시장의 역할은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매 순간의 결정과 판단들이 결단코 안성의 미래와 시민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를….”

김보라 안성시장은 요즘 고민에 빠져 있다. 대기업 한 곳 없는 낙후된 안성지역 발전과 시민을 위한 복지 등 다양한 행정 추진력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음을 고백했다. 집행부와 시의회 간 예산 문제 등 반복적 이해충돌로 장기적인 교착상태에 빠져 시민에게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실망감과 좌절감 등을 안겨줬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민선 7기와 8기를 이어가면서 김 시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공약사항은 곳곳에서 성과를 올리면서 김 시장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소통행정이 공직사회와 지역사회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김 시장은 최근 지난 1년 동안의 소회를 통해 “과거는 누구에게나 늘 회한을 남긴다고 하지만 저에게는 참으로 아쉬움이 많았던 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노력만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었던 요인도 있었고 심각한 내부 갈등도 있었다는 것이다. 안성 발전의 향방을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임을 너무나 잘 알기에 속이 타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만큼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지혜가 부족했던 자신을 책망하고 앞으로 안성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에너지로 치환될 인고의 시간이 될 것임을 기대한다는 희망의 화살을 과감히 쏘아 올렸다.

무엇인가 부족했던 시정 운영을 더욱 확고히 하고자 자신의 마음을 스스럼없이 성찰하고 시민에게 이해를 구한 김 시장의 시민 중심과 시민 이익을 위한 시정 계획 및 소회, 성과 등을 들어봤다.

김보라 안성시장이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안성시 기업인연합회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성시 제공 

Q. 시민과의 약속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기 위해 흔들림 없이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밝혔는데.

A. 최근 미중 갈등 격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수출 경쟁력이 세계 무역시장에서 순식간에 악화됐다. 지구 반대편에서의 전쟁은 이미 우리 삶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상호 호혜주의 동반성장, 다원주의 가치 등은 먼 과거의 이야기가 됐고 오직 자국민만을 위한 경쟁의 시대로 돌변했다. 이와 함께 더욱 높아져 가는 신보호주의 장벽 등으로 세계 평화는 위협받고 자유무역은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비단 세계 정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234개 지방정부 간 생존을 위한 경쟁 역시 어느 때보다도 더욱 치열해졌다. 한정된 자원 안에서 그것을 손에 넣으려는 도시 간 경쟁은 마치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는 듯하다. 승자독식의 시대다.

이러한 현상은 소멸 위기에 놓인 많은 도시들의 절박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안성도 예외는 아니다. 무엇을 도모하든 지역 모두 혼연일체가 돼 사활을 걸지 않으면 도태와 공멸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매우 엄혹한 현실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 이룬 성과와 담대한 도전들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과 자신감, 더 큰 용기를 갖게 해 줄 것이다.

김보라 안성시장이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업무협약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성시 제공

Q. 짧은 기간 내 많은 많은 성과를 거뒀다. 시민과 지역을 위한 다양한 주력 사업과 성과는 무엇이 있는지.

A. 먼저 시민 편익시설이다. 시민들의 문화공간이자 편리한 행정서비스 제공 시설인 면사무소를 행정복지센터로 새롭게 개청했다. 또 안성맞춤공감센터와 평생학습관, 가족센터, 장애인직업재활센터 건립이 착공에 들어갔고 지역 최초 인지동 청년문화공간은 이달 말 개소를 앞두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모든 시민의 이동권 보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무상교통 단계별 추진사업 중 첫 단계인 어르신 무상교통을 시작했다. 성남·동탄·수원 직행 좌석형 시내버스 노선 신설에 이어 지난달에는 한경대~서울 양재 광역버스가 첫 운행을 시작해 드디어 시민들이 수도권에 걸맞은 교통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하반기에는 동아방송대~강남역 광역버스 운행과 버스 운행 횟수가 적은 지역을 대상으로 수요응답형 버스를 운영해 시민 이동권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 밖에도 테니스장과 족구장 등을 설계·준공하고 옛 백성초등학교 부지에 국민체육센터를 건립하며 서안성체육센터 인근에 9만9천여㎡(약 3만평) 규모의 서안성스포츠파크 조성사업 관련 실시설계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김보라 안성시장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안성시 제공 

Q. 아이들과 청소년들에 대한 학습환경은 어떤지. 또 예비부모와 어르신 복지 지원에 대한 복안은 있는지.

A. 지난해 10월 안성지역 최초로 공도 초·중 통합 운영학교 신설이 교육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최종 확정됐다. 또 안성중학교 아양지구 신설 대체이전사업이 경기도교육청 재정투자심사를 통과해 12월 행정예고를 앞두고 있다. 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학부모 사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해 고교 수능 인터넷 강의비 지원을 위한 조례를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건강 증진과 지역 농산물 판매 확대를 위해 학생 아침 간식사업의 내년 시행을 목표로 조례 제정과 시스템 구축 등을 준비하고 있다.

공공산후 조리원 건립사업 또한 경기도 공모에 선정돼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소아 전담 병동과 소아 야간진료 등은 조례 제정과 운영을 위해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과 협의를 잠정 마무리한 상태다.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목욕비와 이·미용비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아침 1천원 식당 운영사업은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경기도공동모금회 안성시 지정기탁금을 활용해 일부 저소득층 어르신을 대상으로 간편식을 제공 중이다. 시립 치매전담형 종합요양시설은 지난해 설명회 이후 실시설계를 마치고 현재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김보라 안성시장이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농업분야 국제교류 햡약 체결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성시 제공

Q. 앞으로 개발 물결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도시공사 설립 추진 계획은 없는지.

A. 현재 안성은 산업단지 조성과 신규 택지개발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에 철도사업이 추진되면 그 어느 때보다도 안성은 도시개발의 호재를 맞게 된다. 하지만 개발 주체가 대부분 민간이고 나 홀로 섬과 같은 아파트, 부족한 인프라, 주거지와 혼재된 물류 및 공장 등으로 정주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개발 호재를 살리고 계획적인 도시 발전을 위해 공공개발 주체인 도시공사가 사실상 지금 꼭 필요한 시점이다. 그만큼 백년대계를 내다봐야 한다.

개발의 기회는 항상 있는 게 아니다. 난개발되면 올바른 방향으로 돌아가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안성시민의 72.8%가 공사 설립에 공감하면서 찬성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시의회를 설득하는 일이다. 토론회 개최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사 설립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보라 안성시장. 안성시 제공

Q. 많은 이야기가 남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안성의 미래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행정은 큰 힘과 큰 권한을 갖고 있다. 지역을 발전시키고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책임도 수반된다. 지역발전이라는 공동의 과제 앞에 시민은 단지 TV 리모컨을 든 시청자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흥미가 없으면 TV를 꺼버리는 수동적인 역할이 아니라 제작에 참여해 같이 고민하고 기획함으로써 시청자가 좋아지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가는 주최자로서의 역할과 책임 등이 있다.

우리는 얼마 전 일상에서 큰 불편과 혼란을 겪었다. 당시 39일 동안의 쓰레기대란 사태 해결의 열쇠가 바로 시민이었음을 경험했다. 각계각층 300인 토론을 통해 시민들은 사태 발생의 본질을 직시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거쳐 스스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제안해 그동안의 일방적 서비스 수혜자에서 해결 당사자로서의 인식 전환을 통해 문제의 해법을 만들었다.

저는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일할 것이다. 시민에게 약속 드린 전 시민 무상교통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적극 노력해 하루빨리 실현하겠다. 추진이 멈춘 도시공사 설립과 공영 마을버스 운행 등은 충분한 숙의 과정과 논의 등을 거쳐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무거운 책임감 속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박석원 기자 swp1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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