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구리 고속국도, 시속 140km 주행 추진으로 279억 낭비"

감사원 제공

감사원은 한국도로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세종-구리 고속도로 건설사업 일부 구간에서 시속 140km로 초고속 주행을 할 수 있는 도로 건설을 무리하게 추진해 예산이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주요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사업 관리 실태 감사를 추진한 감사원은 11일 총사업비 1조원 이상 고속국도 건설사업 중 안성-구리 고속국도 건설사업의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해 이 구간과 연계된 세종-구리 고속국도 건설사업을 모두 점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2017년 9월 안성-구리 구간 일부(34.1km)의 설계 속도를 기존 시속 120km에서 시속 140km로 상향 조정하기로 사업 내용을 변경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는 이듬해 7월 시속 140km 초고속 주행이 국내 현실에서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관련 도로구조규칙 개정 절차를 중단했다.

이 당시 해당 구간에 필요한 공정은 거의 진행되지 않아서, 큰 매몰 비용 없이 설계를 다시 시속 120km 기준으로 바꿀 수 있었는데도 도로공사는 원래 설계 그대로 공사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도로공사는 시속 140km 주행이 가능하도록 했던 원래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했고,  투입 공사비는 이전보다 279억원이 늘었다. 감사원은 감사 중 해당 구간에서 시속 140km 속도로 안전하게 주행이 가능한지 살펴봤는데, 그마저도 중앙분리대 등 도로안전시설이나 교량 바닥판이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다.

감사원은 "279억원 사업비를 투입해 초고속 주행구간을 설치했으나 추가 보완 공사 없이는 해당 속도로 운영할 수 없는 상황으로 사업비 집행 효과성이 저하됐다"며 국토부와 도로공사에 주의를 요구했다.

이외에도 감사원은 모두 24개 공구로 구성된 세종-구리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사업비 적정성을 점검한 결과, 15개 공구에서 121억원의 사업비가 과다하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나 시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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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형준 기자 redpoin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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