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표 트위터라는 ‘스레드’…원조 트위터랑 비교되는 점은?
요즘 억만장자 둘이서 한 판 붙는다고 온라인이 시끌벅적합니다. 주인공은 바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인데요. 이들의 대결은 아주 사소한 SNS 글이 발단이 됐습니다. 한 네티즌이 트위터에 메타의 새로운 소셜미디어 플랫폼 ‘스레드(Threads)’ 출시에 관한 글을 남겼는데, 머스크가 여기에 스레드를 비꼬는 댓글을 단 거죠. 한 네티즌은 주짓수를 연마한 저커버그를 조심하라며 머스크를 말렸지만, 그는 오히려 “나는 철창에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저커버그를 도발했습니다.
이 대화를 지켜본 저커버그는 “주소 찍어 보내라”며 대결을 신청했어요. 머스크는 곧바로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사실 이때만 해도, 둘의 대화는 치기 어린 말장난 정도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웬걸. 최근 종합격투기 단체인 UFC 회장이 나서서 둘의 대결이 ‘진심’이라는 걸 인증했습니다. 심지어 UFC 회장은 둘의 대결을 성사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해요.
물론 머스크가 예민하게 반응한 건 메타가 스레드를 두고 ‘트위터의 대항마’라며 대놓고 자극한 영향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내심 소셜미디어 업계에서 잔 뼈가 굵은 메타의 텍스트 SNS 출시가 두려운 것도 있었을 겁니다.
이렇게 되니, 갈등의 시발점이 된 ‘스레드’에 대해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지난 7월 6일(현지 시간), 드디어 전 세계 100개국에 출시된 스레드를 직접 사용해보며 트위터랑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비교해봤어요.
‘인스타그램 감성 살린 트위터 같네’…스레드, 트위터랑 공통점은
우선 스레드를 이용하려면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있어야 해요. 기자는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있어서 해당 아이디로 바로 스레드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요. 스레드 앱에 접속하자마자 든 생각은 전체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트위터와 비슷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스레드는 인스타그램 특유의 색감과 디자인을 녹여낸 것 같았어요.
또 스레드와 트위터 모두 하단에 다섯 개의 탭으로 구성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첫 번째와 두 번째 탭이 홈 탭과 검색 탭인 것도 동일했어요. 세 번째 탭 역시 트위터처럼 각종 댓글이나 ‘좋아요’ 등의 활동 알림을 볼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홈 탭에서 피드를 내려보며 느낀 건, 트위터와 유사하게 팔로우하지 않는 계정의 게시물이 추천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게시글을 한 번 작성해봤는데요. 게시글 작성 후, 수정이 불가능한 것도 트위터와 유사했어요. 물론 트위터는 현재 유료 이용자인 ‘트위터 블루’ 이용자에게 제한적으로 수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긴 합니다.
트위터에서 많은 사람이 가장 즐겨 쓰는 기능은 아마도 ‘리트윗’ 기능과 ‘트윗 인용하기’ 기능일 겁니다. 스레드에서는 이와 비슷한 ‘리포스트’ 기능이 있었고, 인용하기 기능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스레드는 최대 500자까지 글자 수를 엄격히 제한했는데요. 이는 초기 트위터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트위터는 원래 단문 SNS라는 정체성이 강했어요. 애초에 잭 도시(Jack Dorsey) 트위터 창업자가 플랫폼을 처음 만들 때, ‘단문 메시지 소통’이라는 아이디어가 기반이 됐거든요. 미디어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트위터도 140자 단문을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잭 도시는 “간결함이 트위터의 정신”이라며 단문을 고수했죠. 그래서 2017년에 140자가 280자로 늘어났을 때, 해외 매체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답니다.
‘다 똑같은 건 아냐’…이건 좀 달랐다! 스레드, 트위터랑 차이점은
스레드가 아무리 트위터랑 비슷한 컨셉을 들고 나왔다고 해서, 다 똑같은 건 아니었는데요. 가장 큰 차이점은 긴밀하게 연동되는 다른 SNS 플랫폼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 계정만 있으면 별도의 가입 없이 바로 로그인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편리했어요. 트위터는 계정이 없으면 무조건 새로 가입해야 하는데, 스레드는 이미 만들어놓은 다른 메타의 플랫폼 계정으로 이용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사실 트위터는 가입 과정에서 이용자의 관심사를 묻고 이를 기반으로 팔로우할 사람을 추천해주기도 해요. 그래서 관심사를 기반으로 팔로우할 사람을 찾기가 쉽고, 피드에서 취향에 맞는 게시물을 추천받을 수 있죠. 그런데, 스레드는 인스타그램과 연동되는 게 기본이라서, 인스타그램 친구들을 팔로우할 건지만 묻고 관심사를 묻는 단계는 따로 없었어요.
트위터의 또 다른 대표 기능은 바로 ‘해시태그’ 기능입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생일 축하나 음반, 작품이 나왔을 때 이를 홍보하는 팬들은 주로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는데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의 개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트위터 인기 글인 ‘실시간 트렌드’에 올라가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스레드에는 해시태그 기능이 아직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실시간 트렌드와 유사한 기능도 없고요.
또 별도의 프로필 탭이 있어서 트위터보다 자기 프로필에 접근하기 쉬웠습니다. 트위터는 홈 탭에서 왼쪽을 쓸어 넘기면 별도의 메뉴가 나오는데, 여기서 프로필 버튼을 눌러야만 자기 프로필에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런데, 스레드는 트위터로 치면 맨 오른쪽 하단, 그러니까 DM 탭이 있는 위치에 별도의 프로필 탭이 있어서 보다 더 직관적입니다. 대신, 트위터와 달리 아직 DM 기능이 없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게다가 트위터에는 특정 게시물을 내 프로필 맨 상단에 올리는 ‘내 프로필 메인에 올리기’ 기능이 있는데요. 이는 인스타그램에도 지난해 추가된 기능이라 스레드에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아직은 없더라고요. 또 트위터와 달리 인용이나 리포스트 수치를 볼 수 없었고, ‘좋아요’와 댓글 수만 볼 수 있다는 것도 차이점이었습니다.
셀럽들도 잇따라 계정 오픈하며 열풍에 가세…개선돼야 할 점도 물론 있어
한편 스레드는 출시된지 16시간 만에 3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으며,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출시한 지 하루도 안 돼 빌 게이츠와 오프라 윈프리 등 수많은 유명 인사들도 스레드 계정을 만들며 열풍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출시 전부터 트위터의 경쟁자로 주목받았고,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SNS에서 신경전을 벌인 것도 흥행에 한 요소가 된 것 같은데요. 이에 외신에서는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1차 ‘맞짱’에서는 저커버그가 승리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하지만 개선돼야 할 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특히 스레드의 검색 기능은 콘텐츠를 찾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고, 팔로우할 사람을 찾는 데에만 도움이 돼요. 다른 메타 플랫폼의 검색 기능과 비교해 봐도 부족한 부분입니다. 게다가 아직 데스크톱 PC 버전은 출시되지 않았고, 인스타그램과 연동된 특성 때문에 스레드를 탈퇴하고 싶다면 인스타그램을 탈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역시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에요.
물론 아직 앱 출시 초반인 만큼, 너무 많은 걸 기대해서는 안 되겠죠. 현재 누락된 기능이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습니다. 과연, 메타는 자신들이 처음 표방한 대로 트위터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요. 우선 초반 분위기는 잘 끌어온 걸로 보이고요. 중요한 건 다음입니다. 장기적으로도 트위터에 큰 위협이 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겠네요.
테크플러스 이수현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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