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교통사고 희생자 10명 중 3명, 7~8월에 사망

대형차량 빗길 치사율 맑은 날보다 1.8배 이상 높아
전문가들, “기상 악화 땐 평소보다 20% 이상 감속해야”

도로를 달리던 중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는 등의 이유로 인해 목숨을 잃은 10명 가운데 3명은 7~8월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운전자들이 장마철 도로 주행 때 평소보다 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11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빗길 교통사고 사망자는 776명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32.9%에 해당하는 255명은 장마철(7월 110명·8월 145명)에 사망했다. 장마철을 제외한 기간의 월별 사망자는 1월 46명, 2월 29명, 3월 50명, 4월 32명, 5월 59명, 6월 91명, 9월 93명, 10월 39명, 11월 60명, 12월 22명 등이었다.

또 3년간 7~8월 빗길 교통사고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은 2.01명으로 맑은 날(1.31명)에 비해 1.5배 높았다. 특히 고속도로 교통사고 치사율은 9.14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도로 빗길 교통사고 치사율의 4.5배에 이르렀다. 7월부터 8월까지의 맑은 날 고속도로 교통사고 치사율에 비해서도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차종과 기상 상태별로는 빗길 교통사고 희생자 가운데 32.0%인 248명은 화물차 및 버스 등 대형 차량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대형 차량은 빗길 교통사고의 치사율이 맑은 날보다 평균 1.8배 이상 높았다.

정용식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장마철에 빗길을 운행하면 맑은 날보다 사고 위험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것이 수치로 증명됐다”며 “날씨가 나빠질 경우 평소보다 20% 이상, 가시거리가 100ｍ 이내라면 최고 속도의 50% 이상 속도를 줄여 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