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인 보복살인 30대, 범죄 혐의 수두룩…감금·사체유기·몰카까지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14살 연상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30대 남성 A씨가 26일 서울 금천구 금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3.5.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이트 폭력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지 1시간 만에 신고자인 연인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김모씨(33)의 변호인은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씨 변호인은 "김씨는 범행 당일 피해자 A씨의 집에서 흉기를 갖고 나올 때만 해도 무조건 살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A씨가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자 화가 나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씨가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하고 극단 선택도 여러 차례 시도하는 등 경계선 성격장애를 앓고 있던 사정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5월26일 오전 7시17분쯤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동거인 A씨(47)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같은 날 오전 5시37분쯤 A씨의 신고로 폭행 혐의 조사를 받고 6시11분 귀가 조치됐다. 이후 A씨와 함께 자주 가던 PC방 지하 주차장에서 숨어있다가 A씨를 살해했다.

이어 김씨는 A씨를 차량에 태워 달아났고 같은 날 오후 경기 파주의 공터에서 검거됐다. A씨는 차량 뒷좌석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검찰은 김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기소하면서 A씨가 차에 탔을 당시에는 살아있었다고 보고 감금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이 밖에 사체유기 혐의도 적용했다.

김씨 변호인은 감금 혐의에 대해서는 "일산의 한 병원에 A씨를 데려가려고 간선도로를 탔는데 가던 중 사망해 목적지를 변경한 것을 감안해달라"고 말했다. 사체유기 혐의를 두고는 "김씨는 A씨가 사망한 것을 확인하고 살던 동네로 갔고 극단선택하기 위해 배회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이 밖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도 받는다.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결과 김씨는 피해자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고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달 7일 오전 10시50분에 열린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