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대안 사업성 따져보니...풀리지 않는 의문 여전 [취재N팩트]

윤해리 2023. 7. 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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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특혜 논란이 불거진 강상면으로 바뀌게 된 이유에 대해 해명했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각 노선이 어떻게 다른 건지, 또 남은 쟁점은 무엇인지,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윤해리 기자!

어제 국토부가 현안 브리핑을 열고 그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반박했죠.

문제가 된 대안 노선은 어떻게 등장했고, 기존 노선과 다른 점이 어떤 건가요?

[기자]

국토부가 타당성 조사를 위해 검토한 노선은 모두 3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기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양서면을 종점으로 한 원안입니다.

두 번째는 강상면을 종점으로 바꾸는 대안 노선인데요.

마지막은 양평군이 건의한 3가지 대안 노선 가운데 두 번째 안입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나들목을 신설하는 대신 강상면을 종점으로 옮기는 건데, 이 두 번째 안과 이번에 문제가 된 대안 노선과 거의 유사합니다.

국토부는 지난 5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원안과 종점을 바꾼 대안 두 가지를 비교한 전략 환경 영향 평가 보고서 초안을 공개했습니다.

이때부터 바뀐 종점 인근에 김건희 여사 일가가 땅 29개 필지를 소유하고 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애초 이번 달 주민 설명회를 거쳐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었지만, 특혜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지난 6일 사업은 전면 백지화됐습니다.

[앵커]

바뀐 종점을 대안으로 내세운 이유가 있을 텐데요.

국토부가 원안보다 바뀐 대안이 더 낫다고 설명한 근거는 어떤 거였나요?

[기자]

국토부가 대안이 더 월등하다고 평가한 이유는 모두 네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차량 정체 해소 효과입니다.

원안은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차량 대수가 1만5천여 대인 것과 비교해 대안은 2만2천여 대로 교통량 분산 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는 환경성입니다.

상수원 보호 구역을 우회하는 등 환경 훼손 지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세 번째는 경제성으로 사업비는 100억 원이 더 들지만, 교통량이 늘어 오히려 경제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들목 설치 여부입니다.

양평군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나들목 설치인데, 원안은 한강을 두 번이나 가로질러야 하는 등 현실적으로 나들목 설치가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있습니다.

애초 양평 주민들이 종점 변경을 원했다고 했다가 어제는 설계 회사가 바뀐 노선을 제안했다는 해명을 내놨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논란의 핵심 의혹은 도대체 종점이 왜 바뀌었느냐는 건데요.

처음 국토부는 양평군 주민들이 나들목 설치를 원해 이게 가능하도록 종점을 바꿨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해명에서는 설계 회사가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3월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 이후 용역을 맡긴 설계사에서 조사를 진행했고,

불과 두 달 뒤인 지난해 5월 용역 착수 보고회에서 강상면으로 종점을 변경하는 대안을 설계사가 먼저 제시했다는 겁니다.

양평군이 나들목을 설치할 수 있는 대안 노선 3개를 건의한 건 그로부터 두 달 뒤인 지난해 7월입니다.

양평군 주민들이 원해서 종점을 바꿨다는 처음 국토부의 해명과는 달라진 부분입니다.

실제로 지난 2월 국토부가 양평군에 의견을 요청했을 때에도 양평군은 특정 노선에 대한 언급 없이 '나들목 설치 등 주민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도록 노선 계획을 수립해달라'고 회신했습니다.

[앵커]

해명이 달라진 부분도 석연치 않은데, 대안이 모든 방면에서 더 나았다면 사업 추진 초기부터 검토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어제 국토부 현안 브리핑 자리에서도 가장 질문이 많이 나왔던 지점입니다.

이토록 좋은 대안 노선이라면 왜 사업 초기부터 검토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국토부는 예비타당성 조사의 한계 때문이라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백원국 국토부 2차관은 어제 브리핑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는 일종의 '신체검사'라며 여기에서 문제가 없다면 군대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는 게 타당성 조사라고 설명했습니다.

예비타당성 조사의 시간이나 비용적 문제로 인해 한 번에 모든 최적의 노선을 검토하기엔 한계가 있었다는 취지의 설명입니다.

아울러 1999년 이후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고속도로 종점이 변경된 경우는 모두 14건으로, 그리 드문 사례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국가 계획으로 포함된 지난 2017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강상면 종점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원안을 누르고 갑작스럽게 등장한 배경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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