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IOC에 소트니코바 재조사 요청…김연아의 소치 은메달 바뀌나

소치 금 소트니코바, 최근 도핑 양성 고백
체육회 "관련 자료 준비 중"

'피겨여왕' 김연아가 22일(한국 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올림픽 파크 내 메달 프라자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1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2위 김연아(대한민국),3위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2014.2.22/뉴스1 DB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대한체육회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의 도핑 의혹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재조사를 요구할 계획이다.

체육회 관계자는 11일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서 관련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과거 사례 등을 모아 IOC 측에 소트니코바의 재조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소트니코바는 소치 대회 당시 피겨 여자 싱글에서 편파 판정 논란 속에 김연아(은퇴)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회 후 판정 뿐 아니라 도핑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소트니코바는 IOC가 러시아의 조직적인 약물 투약 혐의를 조사하던 2016년 소변 샘플을 훼손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커졌다.

당시 별다른 징계 없이 넘어갔던 그는 최근 다시 실언을 통해 주목 받았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6일 러시아 인플루언서인 릴리아 아브라모바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의 도핑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2014년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에 다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징계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도핑 양성 사실을 시인해 논란을 키웠다.

해당 발언 이후 파장은 커졌다. 도핑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소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22일(한국 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올림픽 파크 내 메달 프라자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미소짓고 있다. 1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2위 김연아(대한민국),3위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2014.2.22/뉴스1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국내에서 대한체육회 차원에서 IOC 측에 소트니코바의 재조사를 요청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국민의힘 소속 이용 의원은 10일 대한체육회 홍우택 국제대회부장, 대한빙상경기연맹 박태웅 사무처장, KADA 김명수 사업본부장과 함께 소트니코바 도핑 폭로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의원은 "시간이 지났어도 금지약물 사용이 확인될 경우엔 메달 자격을 박탈하고 있다"면서 "소트니코바 스스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시인한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체육회에 따르면 세계도핑방지기구(WADA)는 규정상 채취한 선수의 혈액 및 소변 샘플을 10년 동안 폐기하지 않는다. 이 의원 측은 "IOC가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제출했던 샘플을 보관하고 있는 만큼 IOC가 우리의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의혹을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만약 IOC가 재조사를 통해 문제가 확인된다면 소트니코바의 금메달이 박탈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은메달을 땄던 김연아의 메달색이 바뀌게 된다.

실제 대회 종료 후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이 나와 차순위 선수에게 메달이 주어진 사례는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역도 국가대표 출신 장미란 문체부 차관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4위를 했다. 하지만 동메달을 획득했던 흐리프시메 쿠르슈다(아르메니아)의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됐고 장 차관은 뒤늦게 동메달을 받았다.

그렇게 될 경우 김연아도 소치 동계올림픽 은메달이 아닌 금메달로 바뀔 수 있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국무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7.1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