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음'도 소리다? 뇌에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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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음도 우리 귀에 '들릴까'.
무음은 말그대로 '소리가 없는 상태'를 뜻하지만 뇌는 무음까지도 소리로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이같은 실험 결과를 종합해 사람의 뇌가 '무음도 소리의 일종으로 인식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에 참여한 채즈 파이어스톤 박사는 실험 결과에 대해 "우리의 뇌가 무음 역시 소리를 처리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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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음도 우리 귀에 '들릴까'. 무음은 말그대로 '소리가 없는 상태'를 뜻하지만 뇌는 무음까지도 소리로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리·뇌과학와 철학의 학제간 연구를 진행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이 10일(현지시간) 사람들이 무음에 어떻게 반응하며 실제로 무음을 어떻게 인지하는지에 대한 실험 결과를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청각의 착각(sound illusion)'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긴 소리 1개와 짧은 소리 2개를 이어붙인 소리를 들려준 뒤 둘 중 어떤 소리가 더 길게 재생된 것 같은지 물어보는 실험이다. 참가자의 대부분은 긴 소리 1개가 더 오래 재생됐다고 응답했다. 사실 두 소리의 재생 길이는 똑같았다.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역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만약 사람들이 무음을 정말 '소리의 부재'라고 인식한다면 무음 길이의 차이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긴 무음 1개와 짧은 무음 2개를 이어붙인 '소리'를 들었다. 두 무음 사이엔 식당, 번잡한 시장, 열차, 운동장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삽입됐다. 결과는 실제 소리로 실험했을 때와 같았다. 참가자들은 긴 무음 1개가 짧은 무음 2개보다 더 길다고 응답했다.
연구진은 이어 '괴짜 착각(oddball illusion)'이라는 실험도 진행했다. 같은 음계로 쭉 연주하는 오르간 연주와 기계 작동 소리를 동시에 들려주다가 한쪽 소리만 정지한 뒤, 둘중 어떤 소리가 멈췄을 때 참가자가 무음을 더 길다고 인지하는지 알아본 것이다.
총 5회 진행된 실험 중 앞선 네 번에선 오르간 연주를 멈췄고, 마지막 다섯 번째에선 기계 소리를 멈췄다. 참가자들은 오르간 연주가 들리지 않을 때 무음이 더 길다고 느꼈다. 한쪽의 소리를 멈춘 시간은 사실 같았다.
연구진은 이같은 실험 결과를 종합해 사람의 뇌가 '무음도 소리의 일종으로 인식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청각에서 발생하는 착각 현상이 무음일 경우에도 똑같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한 채즈 파이어스톤 박사는 실험 결과에 대해 "우리의 뇌가 무음 역시 소리를 처리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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