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축구 팬들 난투극… 날아온 맥주병 맞아 20대 여성 사망
브라질 프로축구 경기에서 벌어진 팬들 간의 난투극으로 20대 여성이 맥주병에 맞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10일(현지시각) 브라질 매체 G1, AP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축구클럽 파우메이라스의 팬 가브리엘라 아넬리(23)가 이날 병원에서 사망했다.
아넬리는 지난 8일 열린 파우메이라스와 플라멩구의 세리에A 경기를 보기 위해 상파울루의 알리안츠 파르크 스타디움에 입장하려다 어디선가 날아온 맥주병에 목을 맞았다.
경기 시작 전 경기장 밖에선 파우메이라스와 플라멩구 팬들 사이에서 난투극이 벌어졌다. 당시 영상을 보면 두 팀의 팬들은 장벽을 사이에 두고 나뉘어 반대편을 향해 무언가를 던졌다. 이때 장벽 가까이에 있던 아넬리가 목에 손을 얹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여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수술받는 도중 끝내 숨졌다.
아넬리의 아버지는 “아넬리에게 파우메이라스는 유일한 즐거움이었다”며 “파우메이라스가 딸 삶의 전부였다. 주말마다 여행을 떠나듯 축구장을 향했다”고 말했다. 아넬리의 어머니는 “딸을 죽인 건 경동맥을 끊은 맥주병”이라고 했다. 아넬리의 부모는 딸이 위험에 처했을 때 경기장에서 축구를 관람하고 있었다. 이들은 “우리가 먼저 축구 경기장에 들어와 딸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경기장 안에서는 휴대전화 신호가 터지지 않아 경기가 끝나고서야 딸이 수술받았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경찰은 용의자로 플라멩구 팬 레오나르도 펠리페 자비에르 산티아고(26)를 체포했다. 수사 당국은 산티아고가 누군가 죽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맥주병을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산티아고는 파우메이라스 팬을 향해 맥주병을 던진 적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얼음 조각 몇 개를 던졌을 뿐이며 얼음이 너무 작아 장벽에 닿지도 못했다”고 했다.
아넬리가 다친 직후 경기장 근처에서는 파우메이라스 팬들이 소수의 플라멩구 팬을 공격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혼란을 막기 위해 투입된 경찰기마대는 최루탄을 쐈다. 이 가스 때문에 경기가 두 차례나 중단되기도 했다.
파우메이라스 구단은 성명을 내고 “브라질 국민들은 23세의 여성이 축구를 즐기는 곳에서 야만의 희생자가 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브라질 축구의 이미지를 해치는 사건에 대해 경찰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드나우두 로드리게스 브라질축구협회 회장도 “인종 차별과 마찬가지로 폭력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며 “축구장은 열정을 쏟는 곳이지 범죄자들이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슬픈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세리에A 다음 라운드에서는 아넬리를 추모하는 묵념이 1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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