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내려놨더니 7월부터 맹타, 지난해 두산 고과 1위 타자의 본격적인 시즌 출발은 이제부터
강승호(29)는 지난 시즌 두산 야수들 가운데 고과 1위를 받았다. 후반기 대활약이 원동력이 됐다. 후반기 60경기에서 타율 0.301에 OPS 0.865를 기록하면서, 전반기 부진을 만회했다. 돌이켜보면 과거에도 그랬다. 전·후반기 기록 차이가 작지 않았다.
팀 내 위치가 확고부동한 스타 플레이어급이 아닌 이상 ‘슬로 스타터’는 달갑지 않은 칭호다. 매 순간 경쟁이 계속되는데, 누구나 시즌 초반부터 확실한 인상을 남기길 바란다.
그 역시 다르지 않았다. 강승호는 “감독님도 새로 오셨고, 누구나 그렇겠지만 시즌 초반부터 잘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워낙 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한 욕심이 오히려 독이 됐다. 4월 OPS 0.652에 그쳤고, 5월 들어서는 12경 20타수 2안타로 더 부진했고, 퓨처스행 통보를 받았다.
강승호는 지난달 7일 1군 복귀했다. 퓨처스에서 최대한 마음을 내려놓으려 했다. 복귀 후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7월 들어서는 지난해 후반기의 맹활약을 재연하기 시작했다. 강승호는 “후반기 성적이 더 좋은 이유는 사실 잘 모르겠다‘면서 ”초반에는 워낙 잘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잘 안됐다가, 후반기부터 마음을 좀 편하게 먹으면서 오히려 더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변화도 줬다. 타격 준비 자세에서 어깨에 얹어뒀던 배트를 바깥으로 뺐다. 강승호는 ”어깨에 방망이를 올려둔 채로 휘두를 수는 없으니까, 방망이를 빼는 동작이 생긴다. 불필요한 동작을 줄이려 했다“고 말했다. 고토 고지 타격코치의 조언을 따랐다. 준비동작이 빨라지면서 콘택트하기 편해졌고, 퀵모션이 좋은 투수들에게도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것 같다고 강승호는 설명했다.
10일까지 강승호는 7월 8경기에서 2홈런을 포함해 35타수 11안타, 타율 0.314에 OPS 0.904를 기록 중이다. 지난 8일 잠실 키움전에서는 프로 첫 만루홈런까지 때렸다. 라인 드라이브로 잠실 구장 왼쪽 담장을 넘겼다. 이승엽 감독마저 ”아름다운 타구였다“고 극찬할 만큼 인상적인 타구였다.
그간 기록에서 보이는 강승호는 결국 후반기에 더 강한 타자다. 올 시즌 후반기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 강승호는 ”전반기 마무리 잘하고, 잘 쉬어서 후반기에도 꾸준히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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