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교 붕괴, 제설제·수분침투가 원인"

이미연 2023. 7. 1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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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초 발생한 경기 성남시 정자교 붕괴 사고 원인은 제설제와 수분 침투로 인한 콘크리트 손상으로 철근을 받쳐주는 힘이 약해지면서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정자교 붕괴 사고 원인 조사'에 따르면 교량 점검 과정에서 콘크리트 손상으로 보행로 캔틸레버(cantilever·한쪽 끝이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은 보) 끝단이 밑으로 처지는 문제 등이 모두 관측·보고됐으나, 제대로 된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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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 노후화로 콘크리트 손상
알고도 안전점검 미흡 드러나
정자교 붕괴 구간. 자료 국토부

지난 4월 초 발생한 경기 성남시 정자교 붕괴 사고 원인은 제설제와 수분 침투로 인한 콘크리트 손상으로 철근을 받쳐주는 힘이 약해지면서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문제점들이 모두 보고됐음에도 보수 등의 조치가 미흡, 교량 측면 보도부 약 40m가 붕괴된 당시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1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정자교 붕괴 사고 원인 조사'에 따르면 교량 점검 과정에서 콘크리트 손상으로 보행로 캔틸레버(cantilever·한쪽 끝이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은 보) 끝단이 밑으로 처지는 문제 등이 모두 관측·보고됐으나, 제대로 된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원인 조사는 수사 기관과 별도로 민간전문가를 포함한 국토부 산하 기관인 국토안전관리원 자체 사고조사위원회(11명)가 진행했다.

사고조사위가 정자교 콘크리트 코어를 채취해 실험한 결과 도로부 콘크리트가 제설제와 동결융해로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결융해란 콘크리트에 수분이 침투한 상태에서 얼었다가 녹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콘크리트가 손상되는 것을 뜻한다.

이로 인해 정자교 도로부 슬래브는 안전율(1.0)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캔틸레버 보행로가 아래쪽으로 처치는 힘을 노후한 콘크리트가 이겨내지 못하고 파괴된 것으로 조사됐다. 더 큰 문제는 사고 전 교량 점검 과정에서 도로포장의 균열과 캔틸레버 끝단 처짐, 파손 등 문제는 모두 관측·보고됐음에도 이에 대한 원인 분석과 보수·보강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토부는 시설물안전법 개정을 추진해 관리 주체가 교량을 지속적으로 보수·보강을 하도록 상시 관리 의무를 부여하고, 시설물 관리를 위한 인력·재원을 확보하도록 명시한 대책을 내놓았다.

중대 결함과 D·E등급 시설물에 대한 보수·보강 완료 기한은 지금의 최대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현재 보수·보강을 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과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데, 이를 2년 이하의 징역과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 2·3종 시설물의 경우 30년이 경과하면 올해 하반기부터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 등급 산정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정기안전점검 방법과 절차도 구체화한다. 지자체별 시설물 안전평가 결과는 매년 공표하도록 했다.

김규철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하반기에 전국 지자체에 대한 실태점검을 면밀하게 실시하고, 관계기관에 유사 구조물에 대한 점검·보수를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며 "미흡사항에 대한 과태료나 행정처분 부과요청을 하고, 제도개선 사항은 조속히 추진해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정자교 붕괴 사고를 수사중이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성남시 분당구청 교량 관리 부서 전현직 직원 10명을,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 관리에 관한 특별법 위반 및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교량 점검업체 5곳 직원 9명을 입건한 상태다.

한편 국토부가 전국의 캔틸레버 교량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2만9186개 도로 교량 중 캔틸레버 교량은 1313개로 이 중 24%(319개)가 경기도에 있었다. 1기 신도시 내 캔틸레버 교량 56개 중 대부분인 51개(91%)는 분당에 위치했다. 정자교도 분당 신도시 조성 시점인 1993년 지어졌다.

국토부와 지자체가 1기 신도시 교량에 대한 합동 실태점검을 한 결과, 2개는 긴급 점검, 1개는 보수가 필요해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다. 성남시는 분당구 탄천 횡단 교량 24개 중 정자교 등 17개 캔틸레버 교량의 보도부를 재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연기자 enero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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