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이틀 된 아들 야산에 암매장…친모 6년 만에 긴급체포

“잠시 화장실 간 사이 숨 멈췄다”
“출생 신고 하지 않아 장례 없이 묻어도 될 줄”
조사 나선 경찰, 구속 영장 신청 예정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생후 이틀 된 아들이 숨을 쉬지 않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30대 친모가 6년 만에 붙잡혔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11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 A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7년 10월 29일 전남 광양시에 위치한 친정집에서 돌보던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접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에 “퇴원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친정에 도착해 아들에게 우유를 먹은 뒤 트림까지 시켰다”며 “잠시 화장실을 간 사이 아들이 숨을 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출생 신고를 아직 하지 않아 별다른 장례 절차 없이 묻어도 된다고 생각했다”며 암매장을 시인했다.

(사진=뉴시스)

A씨의 범행은 지자체가 출생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지자체가 신생아 번호만 있는 아들의 소재 파악에 나서자 A씨는 전화 연락을 피했고 방문 조사에서 “섬에 사는 인척이 키우고 있다”고 둘러댔다.

이후 A씨 주장이 거짓으로 탄로나자 지자체는 목포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A씨가 호흡을 멈춘 아들을 살리려 119 신고 등 적절한 구호 조처를 했는지 조사 중이다. 또 매장 전후 아들의 생사 여부, 공범 가능성 등을 두루 따져보고 있다.

또 경찰은 수사 경과에 따라 구체적인 혐의 변경도 검토할 방침이며, A씨가 진술한 매장 장소에 대한 수색에 나서는 한편 조만간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준혁 (leejh@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