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주석 공시 내년부터 의무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로고와 가상통화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내년부터 가상자산을 발행했거나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재무제표 주석으로 관련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11일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주석 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회계기준서를 개정하고,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가상자산 정보는 발행사 등이 백서에 가상자산 관련 내용을 자체 공개했으나 정확성과 신뢰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으로는 가상자산 발행사·보유사·사업자(거래소) 모두 재무제표 주석에 관련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발행사는 재무제표 주석에 발행 가상자산의 규모·유형·특성·관련 위험 등 일반정보, 회계정책, 발행 계약 주요 내용 및 프로젝트 진행 상황, 수익 인식 시기 및 형태 등을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 집계를 보면 가상자산을 발행한 주요 5개 상장사(카카오, 위메이드, 넷마블, 네오위즈홀딩스, 다날)가 해외 자회사에서 발행한 주요 가상자산은 총 10종이다. 5개사가 지난해까지 유상매각한 가상자산은 8종 7980억원인데 수익 인식은 3건 1126억원이었다. 내부유보물량은 254억개로 발행 물량의 81.7% 수준이었다.

보유사도 일반정보, 분류 기준에 대한 회계정책, 시장가치 산정 기준 및 가격변동위험 정보, 거래에 따른 손익 등을 공개해야 한다.

국내 상장사가 보유한 제3자 발행 가상자산의 시장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2010억원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37곳이다.

사업자는 고객이 위탁한 가상자산의 물량과 시장가치 정보를 자산별로 공시해야 한다. 해킹 등 물리적 위험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보호 수준 등에 대한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

주석공시 의무화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이르면 내년 분·반기 재무제표의 전년도 비교 공시에서 올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개정 회계처리 감독지침에 가상자산 수익 인식 시점, 무형·재고자산이 아닌 금융 자산·부채로 분류해야 하는 기준, 고객 위탁 가상자산을 자산 또는 부채로 인식하는 기준 등을 담았다.

예컨대 회사가 발행한 가상자산을 고객에게 매각하고 받은 금전 대가는 회사가 보유자에 대한 의무를 다하면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다. 가상자산이나 플랫폼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지출된 원가는 발생 시 비용으로 회계 처리하면 된다.

회계처리 감독지침은 업계 의견 수렴 후 오는 10∼11월에 회계제도심의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의결 등을 한 후 공표해 즉시 시행할 예정이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