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기 맡기며 눈물삼킨 아빠 “꼭 좋은 부모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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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꼭 좋은 부모 만나게 해주세요."
10일 오후 6시 40분쯤 3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갓난아이를 꽁꽁 싸맨 채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에 있는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넣자 교회 안에 '엘리제를 위하여' 멜로디의 벨이 울렸다.
출생 미신고 영아 살해 사건 등으로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정부가 전수조사 계획을 밝힌 지난달 22일 이후 20일 동안 베이비박스에 9명의 아기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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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설득했지만 “형편 안돼”
20일동안 맡겨진 아기 ‘9명’
“우리 아기 꼭 좋은 부모 만나게 해주세요.”
10일 오후 6시 40분쯤 3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갓난아이를 꽁꽁 싸맨 채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에 있는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넣자 교회 안에 ‘엘리제를 위하여’ 멜로디의 벨이 울렸다. 사무실에 있던 상담사들이 현관문을 박차고 뛰어나가 남성을 붙잡았다. 1시간 30분가량 상담하며 아기를 직접 키울 것을 설득했지만, 아빠는 눈물을 삼키며 홀로 키울 수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아기 엄마는 출산 후 아기를 두고 홀연히 사라진 상태였다. 아빠는 아기에게 A4 용지 1장 가득 편지를 쓰며 ‘좋은 부모를 만나게 해달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출생 미신고 영아 살해 사건 등으로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정부가 전수조사 계획을 밝힌 지난달 22일 이후 20일 동안 베이비박스에 9명의 아기가 들어왔다. 이틀에 한 명꼴로 아기들이 이곳에 놓인 것이다. 영아 유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음에도 베이비박스를 여는 절박한 손길은 그대로다. 대부분 미혼모가 데려온 아기들로 저마다 이곳으로 올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품고 있었다. 이에 따라 영아 ‘유기’와 ‘보호’의 경계선에 있는 베이비박스를 영아 보호기관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받고 있다.
문화일보 취재팀은 지난 5일부터 11일(주말 제외)까지 주사랑공동체교회에서 24시간 상주하며 베이비박스를 취재했다. 지난 20일간 베이비박스를 찾은 9명 중 1명은 상담원의 설득으로 엄마가 다시 데려갔다. 3명은 입양·위탁 시설로 옮겨졌으며, 5명은 교회에서 관계자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아기들의 친부모들은 주로 생활고를 호소하며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을 전했다.
권승현·강한·전수한·조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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