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사는 '기쁨의 웃음'을, 인천 팬들은 '그리움의 눈물'을, 아름다운 재회 성사

박지원 기자 2023. 7. 11. 11: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무고사가 '집' 인천 유나이티드로 돌아왔다.

무고사는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인천으로 착륙했다. 공식 발표가 나오기까지 그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인천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인천유나이티드 창단 20주년 및 창단 첫 ACL D-43 기념 특집 LIVE'라는 주제로 라이브 방송을 했다. 당초 공지대로 임중용 전력강화실장, 안영민 아나운서가 나와 ACL 대진, ACL 유니폼 등을 얘기하며 시청자와 소통했다.

반전은 전달수 대표이사가 등장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전달수 대표이사는 먼저 오는 8월 1일 동남아 클럽과의 친선 경기를 추진하고 있음을 알렸다. 90% 정도로 상당히 진전된 상태이고, 무료 관람이라는 파격적인 약속도 했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전달수 대표이사는 "그동안 인천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선물로 준비했다. 이 선물은 저 혼자 하기 벅차다. 구단주 유정복 시장님의 적극적인 지원과 축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선물은 백문불여일견이라고 바로 공개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때부터 채팅창은 크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무고사?", "설마", "진짜?"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깜짝 선물은 '무고사'였다. 카메라가 반대편을 비추자, 무고사가 있었다. 이내 카라 티셔츠를 벗었는데, 그 안에는 2023시즌 인천 홈 유니폼이 있었다. 무고사는 전달수 대표이사, 임중용 전력강화실장과 따뜻하게 포옹했다. 그리고 카메라를 향해 "안녕하세요. 인천유나이티드 팬. 스테판 무고사입니다. 오랜만입니다. 집으로 다시 돌아와서 기쁩니다"라면서 자신의 시그니처 세리머니 '스트롱맨'을 선보였다. 정말 밝아보였다.

 

인천 팬들은 눈물바다가 됐다. 지난해 6월 25일 고별전을 끝으로 380일이 지나서야 다시 볼 수 있는 얼굴이었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던, 한없이 기다려야만 했던 그 시간들이 마음 한켠에 꾹꾹 눌러져 있다가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한 인천 팬은 '인터풋볼'과의 인터뷰에서 "놀랄 새도 없이 눈물이 터져 나왔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믿기지 않았다. 보고 있는 게 정말 맞나 싶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인천 구단의 역대급 오피셜이 감동을 더 배로 만들었다. 국내 최초로 공항에서 오피셜을 진행했고, 라이브 방식을 통해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 더불어 철저한 엠바고까지 더해져 완벽한 선물을 선사했다.

'레전드의 귀환'이다. 무고사는 지난 2018시즌을 앞두고 인천에 입단했다. 그리고 경이로운 득점력을 펼쳤다. 2018시즌 35경기 19골, 2019시즌 32경기 14골, 2020시즌 24경기 12골, 2021시즌 20경기 9골, 2022시즌 18경기 14골로 도합 129경기 68득점이다.

무고사는 인천을 넘어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가 됐다. 2020년 9월, 2022년 2~3월, 2022년 4월에 K리그1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9시즌, 2020시즌, 2021시즌 3년 연속 K리그 시즌 베스트11 공격수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무고사가 인천에 큰 상징인 것은 단지 골을 많이 넣어서가 아니다. 긴 암흑기에서도 떠나지 않고, 묵묵하게 팀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인천이라는 팀에 보여줬던 애정과 헌신도 최고였다.

 

돌아올 때도 낭만 그 자체였다. 인천은 보도자료를 통해 "주가가 오르던 2022시즌 6월, 무고사는 바이아웃 조항이 발동되면서 일본의 비셀 고베로 이적했다. 그러나 그의 새로운 도전은 녹록지 않았다. 전력 외로 분류되는 고된 시간이 이어지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후 무고사는 2023시즌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스스로 고베 측과의 계약 해지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고베 측은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하면서까지 영입한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라면서 영입 과정을 소개했다.

계속해서 "여기서 무고사의 복귀를 희망하던 인천 구단이 묘안을 냈다. 지난 7월 2일 자로 고베 구단에 공문을 보냈다. FA(자유계약) 예정 선수인 무고사와 2024년도 계약에 대한 교섭을 시작하겠다는 의향서였다. 여기서 상황이 반전됐다. 무고사가 인천 구단과 2024년에 대한 계약을 합의할 경우 이번 여름이적시장에 무고사를 타 팀으로 보낼 수 없기 때문에 소정의 이적료라도 명분을 챙기고자 했던 고베는 무고사에게 합의 계약 해지를 제안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무고사 역시 고베에서 남은 잔여 연봉을 자진하여 전액 포기하는 등 친정 팀 인천으로의 복귀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무고사는 올해 겨울부터 이어진 국내외 다수 구단의 관심도 모두 거절하며 인천 복귀에 집중했다. 이로써 무고사는 친정 팀 인천으로 1년 만에 전격 복귀하게 됐다"라고 알렸다.

'리빙 레전드' 무고사는 2025시즌까지 인천과 함께할 예정이다.

사진= 인천 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