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들’의 건투를 빈다[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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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한강홍수통제소.
임상준 환경부 차관이 일명 '레드팀' 회의를 열고 "성과가 탁월한 직원은 4급에서 곧바로 국장으로 임용될 수 있도록 장관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임 차관(국정과제비서관), 백원국 국토교통부 2차관(국토교통비서관), 김오진 국토부 1차관(관리비서관),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과기비서관),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국정기획비서관)을 주요 부처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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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한강홍수통제소. 임상준 환경부 차관이 일명 ‘레드팀’ 회의를 열고 “성과가 탁월한 직원은 4급에서 곧바로 국장으로 임용될 수 있도록 장관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4급 직원의 국장 승진은 거꾸로 말하면 3급 이상이 물먹는 신세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국장들은 언제 자리를 내놔야 할지 모른다. ‘버티면 올라간다’는 연공주의의 꿈도 이제 그만 깨라는 뜻이다.
임 차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임명한 ‘용산 5차관’ 중 한 명이다. 윤 대통령은 임 차관(국정과제비서관), 백원국 국토교통부 2차관(국토교통비서관), 김오진 국토부 1차관(관리비서관),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과기비서관),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국정기획비서관)을 주요 부처로 보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화뇌동한 공직사회에 메기를 풀어놓은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5명의 차관에게 “약탈적인 이권 카르텔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맞서 싸워 달라”고 당부했다. 이권 카르텔이라는 말이 사실 대단한 게 아니다. 공무원들과 업계가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주고받는 대부분이 이권 카르텔이다. 사업 인허가권이나 예산 분배 권한을 갖는 공무원들과 사업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이 똘똘 뭉쳐 수익을 나눈다. 수능 출제를 하는 공적 체제와 사교육 업체들의 끈끈한 유착관계, 금융감독원 출신 금융사 임직원들과 공무원들의 사적 접촉은 사회 공정과 상식을 깨는 대표적인 카르텔이다. 카르텔은 공무원들의 연공주의를 만나 무섭게 힘을 키운다. 정부 공공사업에 참여했던 한 중소기업 부장은 공무원 사회를 “내 일이 아니면 하지 않고, 내 일도 남에게 미루는 게 당연한 조직”이라고 평했다. 경쟁할 수 있지만, 꼭 하지 않아도 된다. 경쟁하지 않아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를 가진 공무원들은 이권 카르텔에 쉽게 올라탄다. 10년 넘게 같은 일을 하던 담당 공무원과 지역 체육회, 코치들이 서로 밀고 당기고 선수들에게 갑질을 한다. 정권은 바뀌지만, 카르텔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차관들은 대부분 취임식도 생략하고 업무에 돌입했다. 조성경 과기정통부 차관은 취임 인사에서 국가 연구·개발(R&D) 역할 변화를 예고하고 “혁신을 넘어 혁명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성훈 해수부 차관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를 앞두고 방사능 안전관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국토부 1차관에 임명된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의 임무는 더욱 막중하다. 정치학을 전공하고 주로 국회에서 일해 온 김 차관은 부동산 정책 경험이 없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은 정책 전문성보다는 기존 판을 흔드는 정무 감각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견고한 조직 문화가 차관 몇 사람으로 바뀔 수는 없다. 수조에 메기가 들어오면 물고기들은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친다. 벌써 ‘실세 차관’을 흠집 내기 위한 온갖 말이 돌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차관 임명을 앞두고 수차례 간담회와 오찬을 가진 것도 기존 카르텔의 공고함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이권 카르텔과의 싸움은 이제 정권의 흥망을 가르는 화두가 됐다. 대통령과 장관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차관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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