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70%가 외도 꿈" 미군 성폭행 사건 수사관 부적절 발언 '진정 접수'

피해 여성 "수사관이 신고 취하 종용하고 밥 먹으며 불쾌한 발언"
수사관 "밥 사달라고 해서 사줬을 뿐…사적 만남으로 볼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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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뉴스1) 강교현 기자 = 경찰 수사관이 성범죄 피해자를 사적으로 만나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진정이 접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반면 이런 논란에 대해 해당 경찰관은 "따로 만난 게 아니라 조사 후 밥을 사달라고 한 상황이었고, 피해자가 딸 뻘이어서 조언해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1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전 전북경찰청에는 군산경찰서 소속 A경감에 대한 '수사 감찰 및 심의 진정서'가 접수됐다.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5월에 군산의 한 음식점에서 발생했다. 당시 A경감은 성폭행 사건 피해자인 B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함께 음식점으로 이동해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다.

B씨는 진정서를 통해 A경감이 "내가 아빠 같은 느낌 들지 않나. 젊은 사람 만났을 때 정말 이쁘다"며 "남자는 70%가 외도를 꿈꾸고, 30%는 이미 외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 입장에서 (누군가) 나한테 대시한다 그러면 남자들은 쉽게 무너진다"며 "내가 홀몸이었다면 젊은 사람 만났을 때 데이트를 했겠지만 (나는)가정이 있어서 그러면 안 되지" 등의 말로 대화를 이어나갔다고 주장했다.

B씨는 "(A경감에게) 별다른 뜻이 없었다는 건 수긍할 수 있으나 신청인(본인)은 이런 발언으로 심한 불쾌감을 느꼈고 강간 피해를 당한 성폭력 피해자로써 그 발언의 저의를 알수 없었고 매우 불쾌했다"고 덧붙였다.

또 B씨는 변호인을 통해 "성폭력 피해자로서 저의를 알 수 없는 수사관의 발언으로 매우 불쾌했다"면서 "해당 수사관은 사건에 대한 신고 취하를 종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경감은 조사를 마친 뒤 B씨가 먼저 배가 고프다며 저녁을 사달라고 한 것에 대해 친절을 베풀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뉴스1과의 통화에서 A경감은 "타지역에 사는 B씨가 택시를 타고 왔다며 터미널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다. 가는 도중 아무것도 못 먹었다고 인근 음식점에 가자고 해서 밥을 먹으며 이야기 한 것이지 사적 만남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사건과 관련된 영상을 조사 시간에 보여주지 않아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밖에서 자리를 이어갔다"며 "내가 딸만 둘이다. B씨가 딸 뻘이기에 남자를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조언해 줬다"고 말했다.

신고 취하를 종용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강간죄가 성립되려면 폭행 협박이 있어야하는데 폭행 협박이 없었기 때문에 자기도 처벌이 힘들다는걸 알고 있었다. 취하서를 쓰네 마네 한참 고민하다가 안써도 된다고 했는데 끝내는 본인이 썼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A경감에 대한 진정이 접수된 만큼,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앞서 B씨는 지난해 7월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 정문에서 뛰어나와 미군 장병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해당 장병을 준강간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으나 사건 당시 B씨가 심신 상실이나 항거 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사건을 불송치했다.

이후 B씨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검찰에 이의신청을 했다.

그 결과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지난 4일 미군 장병을 준강간, 강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