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등지고 음모론 펴는 세력의 말로[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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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고라스가 처음 '지구는 둥글다'고 했을 때, 아리스토텔레스는 항구에 들어오는 배는 돛대 끝부터 보이고 월식 때 지구 그림자가 둥글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이를 사실로 믿는 사람은 소수였다.
이들은 수많은 인공위성이 지구 둘레를 돌고 있다는 사실도, 우주에서 촬영한 지구 사진도 모두 거짓말이고 조작일 뿐이라며 음모론으로 일관한다.
이런 결론은 몇 가지 과학적 사실만 확인하면 비전문가도 상식선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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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고라스가 처음 ‘지구는 둥글다’고 했을 때, 아리스토텔레스는 항구에 들어오는 배는 돛대 끝부터 보이고 월식 때 지구 그림자가 둥글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이를 사실로 믿는 사람은 소수였다. 중세 이후 많은 지식인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였고, 마젤란의 세계 일주는 이를 증명했다. 요즘은 이를 의심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러나 극히 일부 사람은 아직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다. 이들은 1956년 ‘평평한지구학회’(FES)를 설립했고, 2017년부터 ‘평평한 지구 국제 콘퍼런스’(FEIC)를 개최한다. 이들은 수많은 인공위성이 지구 둘레를 돌고 있다는 사실도, 우주에서 촬영한 지구 사진도 모두 거짓말이고 조작일 뿐이라며 음모론으로 일관한다.
지난주 일본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가 발표됐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살아가는 가상의 대표인(representative person)이 방류로 인해 받게 되는 연간 추가 피폭량이 제시됐는데, 그 양은 바나나 하나 섭취로 인한 피폭량의 10분의 1밖에 안 된다. 우리 정부의 검토 보고서도, 처리수 방류가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 방사능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그동안 원자력 전문가들이 설명했던 그대로이고, 지난 정권의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가 밝혔던 입장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결론은 몇 가지 과학적 사실만 확인하면 비전문가도 상식선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당시 걸러지지 않은 방사능 오염수가 그대로 태평양에 방류가 됐다. 그 양은 줄잡아 이번에 방류하려는 방사능 총량의 1000배가 넘는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1994년부터 우리 해역 방사능을 측정해 매년 발표한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방사능 농도에 특별한 변화는 없다. 그런데 그것의 1000분의 1도 안 되는 처리수 방류가 어떻게 우리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겠는가?
후쿠시마 오염수에 들어 있는 삼중수소의 총량이 780조 베크렐(Bq)인데, 이를 질량으로 환산하면 2.2g이다. 이를 30년에 걸쳐 매년 0.06g씩 방류하려 한다. 삼중수소는 대기 중에서도 만들어져 비로 내리는데, 세계적으로 연간 280g 정도 만들어진다. 우리나라에는 연간 0.4g, 동해에는 연간 약 4g 정도 비로 내린다. 이 수치만 봐도 처리수의 해양 방류가 환경에 거의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과학적 근거가 있는데도 일각에선 IAEA가 일본의 돈에 매수됐다는 식의 음모론을 제기한다. 수많은 과학적 근거가 있어도 음모론을 내세우며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이들은 괴담을 퍼뜨리며 국민의 불안감을 키운다. 이로 인해 수산물 소비는 줄었고, 애꿎은 수산업 종사자들은 생계를 위협받는다.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의 환경영향에 대한 과학적 판단은 이미 내려졌다. 이제는 이 과학적 판단을 바탕으로 향후 대책을 마련할 때다. 정부는 처리수 방류가 계획대로 진행되는지를 IAEA 등 국제기구를 통해 감시·검증해야 한다. 또한, 홍보를 강화하는 등 국민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 과학을 거부하면 미신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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