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비 폭탄, 폭염 노동, 온열 질환…재난이 된 날씨에 대응 분주한 자치구들

김보미 기자 2023. 7. 1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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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당현천 인근 산책로에 마련된 얼린 생수가 담긴 힐링냉장고에서 한 시민이 물을 꺼내 마시고 있다. 노원구 제공

올여름 엘니뇨 현상으로 잦은 폭염이 예상되면서 서울 자치구들이 재난이 된 날씨 대응에 분주하다. 최근 50년간 7~8월 전국 평균 기온이 0.9도씩 높아진 가운데 지난해 여름 서울에서도 11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에어컨 없는 생활이 불가능하진 여름철을 맞아 취약계층에 대한 냉방비 지원과 일상 온열질환을 막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서초구는 11일 지역 주민과 기업에서 모은 성금으로 저소득층 1000가구에 냉방비를 5만원씩 지원했다. 동주민센터에서 추천받은 중위소득 120% 이하 기초생활 및 차상위 가구가 대상이다. 냉방 장치가 없는 옥탑, 비닐하우스에서 지내는 가구에는 서울시 긴급복지를 활용해 가구당 10만원 이내에서 냉방용품을 지원 중이다.

실직·휴업 등으로 폭염 속 생계가 어려워진 1인가구는 최대 62만원을, 온열질환 치료가 필요한 취약가구는 최대 100만원을 지원한다.

서초구 직원이 비닐하우스 등 냉방 장치가 지원되지 않은 주거지에 냉방용품을 지원하고 있다. 서초구 제공

송파구는 지역 내 모든 어린이집(직장어린이집 제외)에서 냉방비 걱정 없이 에어컨을 틀 수 있도록 이달 정원에 따라 15만~35만원씩 지원할 예정이다. 총 294곳이 대상이다. 민간·가정어린이집 중 인건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155곳은 8월 말 추가 지원해 두 달간 냉방비 30만~40만원 정도를 보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저소득층과 한부모가정 등 송파 지역 내 취약계층 1만4000가구에는 이달 중으로 가구당 5만원씩 냉방비로 지급한다.

공동주택 필수 노동자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2021년부터 에어컨 전기료 지원에 나선 성동구는 올해도 공동주택 관리원과 미화원이 머무는 초소·휴게실 에어컨 1대당 월 최대 2만원씩을 지원한다. 20가구 이상 공동주택 148개 단지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동구가 공동주택 경비실에 설치된 에어컨에 대해 여름철 냉방비를 2만원씩 지원한다. 성동구 제공

온열질환 예방 차원에서 지난 202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길목에 얼음물을 배치한 노원구는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주민 왕래가 잦은 산책로와 하천변에 330㎖짜리 생수를 채운 ‘힐링냉장고’ 운영한다.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냉장고 이용 시간을 오전 6시~오후10시에서 오전 8시~오후 8시로 바꾸고 설치 구역도 조정했다. 생수 소비가 적었던 영축산 순환산책로와 묵동천은 제외하고, 수락산 무장애숲길 인근에 새로 냉장고를 만들어 총 15곳에 설치된다.

하루 평균 공급되는 6만개 생수는 모두 라벨이 없는 용기로 제공한다. 생수 전용 분리수거함을 설치하고, 수거도 생수 공급자가 직접 하도록 해 재활용률 높이기로 했다.

동대문구는 지난해보다 보름 정도 앞당긴 지난 10일부터 정릉천·성북천 산책로와 배봉산 공원 등에 냉수냉장고를 마련했고, 광진구도 긴고랑 계곡과 아차산 등산로 등에 매일 세 차례씩 500㎖ 생수 200병을 새로 채우는 ‘광진생수터’를 운영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올여름 폭염은 길고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민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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