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전략 통했네…미 의회, F-16 튀르키예 수출 재검토

한때 부정적이었으나 튀르키예 스웨덴 나토가입 찬성에 재검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환하게 웃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한때 튀르키예(터키)에 대한 F-16 전투기 판매에 부정적이었던 미국 의회가 사안 재검토에 들어간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튀르키예가 그동안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줄기차게 반대하다가 최종적으로 찬성표를 던진 만큼, F-16의 튀르키예 수출을 보류했던 미 의회가 입장을 재고하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튀르키예가 주변 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그리스의 안보를 강화하고 (튀르키예의) 향후 행동에 대한 확신을 얻을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F-16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2023.2.2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그는 튀르키예에 대한 F-16 공급 결정 논의 시기와 관련해서는 "아마도 가능하다면 다음 주에 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의회는 F-16 전투기의 튀르키예 수출에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튀르키예가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하기도 했고, 그리스 영공을 침범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에르도안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정권의 권위주의 성향이 강해진 것 또한 거부 요소가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에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조속히 희망한다는 뜻을 전달하면서도 F-16 공급 문제를 거론했다.

F-16 전투기 도입은 튀르키예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으나,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F-16 공급 문제를 스웨덴의 나토 가입과 결부짓는 건 잘못된 일이라며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11일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면 회담에서 거래가 성사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