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그룹, 반란 당시 핵 배낭 입수 시도”

지난달 러시아 국방부에 대해 반란을 일으켰던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당시 군 기지에 보관돼 있던 핵 배낭을 탈취하려 한 정황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현지시간 11일 보도했습니다.

당시 모스크바로 향하던 반란군 중 일부가 대열을 이탈해 인근 군기지 방면으로 향했는데, 용병들의 실패한 핵배낭 입수 시도였다는 것이 우크라이나군 정보국 수장과 복수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로이터는 지난달 24일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로 진격할 당시 본대에서 10여 대의 군용 차량들이 떨어져 나와 북동쪽으로 방향을 튼 사실이 인근 주민들의 소셜미디어(SNS) 영상물과 증언 등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는 당시 지역 TV뉴스에 나온 장면을 분석해 이곳이 파블롭스크 분기점이였다며 이들이 향한 곳은 러시아의 핵무기 저장고로 알려진 ‘보로네즈-45’ 기지 방면이라고 전했습니다.

당시 저지선을 설치한 러시아 군과 대치하는 모습이 목격됐는데 이곳은 보로네즈-45 기지까지 불과 100㎞ 떨어져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 수장인 키릴로 부다노우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당시 바그너 분대가 이곳 탈로바야에서 멈춘 것이 아니라 보로네즈-45 기지까지 가서 핵 배낭을 탈취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부다노우 국장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바그너 용병들은 반란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기지까지 가서 그곳에 보관된 핵 배낭을 손에 넣으려 했지만 용병들은 핵무기 보관 시설 출입문을 열지 못하고 돌아갔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는 그가 자신의 발언을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크렘린궁과 가까운 한 소식통도 “바그너 용병들은 ‘특별 관심 지역’에 들어갈 수 있었고 그곳에는 핵무기가 저장돼 있었기에 미국이 동요했었다”고 언급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잘 아는 다른 소식통은 “이 일이 크렘린을 우려하게 만들었고 24일 저녁 서둘러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를 통해 협상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냉전 때 미국과 소련이 모두 보유했던 핵배낭은 양국이 1990년대 초까지 서로 없애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소련과 러시아가 따로 숨겨놓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로이터에 전했습니다.

미국 당국은 바그너그룹의 이와 같은 핵배낭 탈취 시도 주장에 대해 애덤 호지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어느 시점에서 핵무기나 관련 물질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는 크렘린궁이나 바그너그룹도 관련된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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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섭 기자 (bird2777@kbs.co.kr)